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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vs 라인메탈]주가만으로도 확실한 환원, 미래투자 차이점은[기업가치와 투자]⑧라인메탈·한화에어로 모두 주가급등…생산확대전략 '소화vs추가'

허인혜 기자공개 2025-05-21 13:05:4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0일 07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라인메탈은 사실 주가 상승만으로도 이미 확실한 주주환원을 이뤘다. 한화에어로의 주가는 2020년 1월부터 최근까지 3만원대에서 80만원대로 치솟았고 라인메탈의 주가는 같은 기간 70유로대에서 1700유로로 급증했다. 한화에어로도 스스로 주가상승으로 일부 주주환원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양사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주주환원 정책도 주가를 뒷받침했고, 또 향후 주가를 밀어올릴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의 주가 상승세는 방산 업황과 이를 잘 따라간 양사의 수주 확대, 견조했던 양사의 모멘텀 덕분이다.

자금을 집행해온 이력을 볼 때 한화에어로와 라인메탈의 기업가치 확대 정책은 '투자'에 집중돼 있다. 투자는 곧 생산설비 확대다. 차이점을 든다면 한화에어로는 향후 수주를 위한 선제적 투자가 주를 이루고, 라인메탈은 여태껏 잘 해온 영역에 집중한다. 라인메탈이 지상방산 중에서도 탄약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화에어로는 투자 영토를 크게 넓혔다. 지정학적 이슈가 변화하더라도 한화에어로의 장기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이유다.

◇무엇을 하든 오르는 주가…이미 실현된 '주주환원'

주주환원 정책이나 투자 방향과 무관하게 두 회사의 주가는 동반 급등했다. 방산 업황 호조와 수주 모멘텀이 기업가치 상승에 직접 반영된 결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라인메탈 모두 실적 개선과 수주 확대를 바탕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이뤘다.

라인메탈의 주가는 2020년 1월 70~80유로를 오갔다. 2024년 말에는 600~700유로 안팎으로 상승했고, 1월 700유로를 넘겼다. 하루가 다르게 주가가 상승하면서 5월 주가는 1730유로까지 오른 상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방위산업 수요가 폭증했고, 직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점이 맞물리면서 주가 상승세가 매우 가팔랐다.

한화에어로의 주가 상승은 라인메탈보다는 조금 늦게 발동이 걸렸다. 2022~2023년에 완곡하게 오르던 주가는 2024년을 기점으로 급등세에 접어든다. 2020년 1월 3만원대에서 움직이던 몸값이 5월 83만원까지 확대됐다. 이 사이 대규모 유상증자라는 주가 하락 요소가 있었는 데도 한화에어로의 주가는 잠깐의 조정기만 거치고 다시 우상향했다.

양사의 배당수익률을 보면 라인메탈과 한화에어로 모두 0.4%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주주환원 정책이 약화된 것 같지만 주가가 크게 오르려 환원율이 하락했다. 주당 배당금은 전례없이 상승했다. 사실상 주가상승 만으로도 이미 유의미한 주주가치 환원을 실현한 상태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에 따라 주주환원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미 한화오션 지분을 늘리며 가치 상승을 이뤘고, 현재 10% 떨어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40만원이 70만원이 되서 주주에게 이익이 된 것이며, 10만원 일시적으로 하락했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투자는 공통점, '잘하던 영역'을 강화하거나 새 영토 노리거나

업황에 따라 주가가 상승한 만큼 기업은 투자를 통해 시장이 기대한 프리미엄을 지켜야 한다. 한화에어로와 라인메탈 모두 지난 2~3년간 대규모 자본지출(CAPEX)을 단행해 왔다. 공격적인 설비 투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투자의 목적과 타이밍, 자금조달 방법과 투자 대상 등의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다.

라인메탈은 이미 확보한 수주와 예상 가능한 수요를 겨냥해 생산력을 늘렸다. 라인메탈의 CEO 아르민 파퍼거는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인수하고,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거의 80억 유로를 투자"했다고 했다. 탄약과 장갑차, 방공체계 생산설비 확장에 투입했는데 독일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수요가 이미 예견돼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라인메탈은 영업이익으로 유입되는 현금과 정부의 프로젝트 지원금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라인메탈에게는 550억유로, 한화로 86조원에 가까운 수주잔고가 확보됐다. 때문에 독일과 동유럽 각지에 동시다발적으로 공장을 신설해야 했다. 이미 탄약 부문에서는 유럽 내 최상위 생산능력을 갖췄지만 추가적인 생산력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랐다. 결국 수주 잔고를 소화하기 위한 응답형 투자다.


한화에어로의 투자는 더 미래지향적이다. 한화에어로의 수주잔고는 31조4000억원 수준이다. 수주 잔고 납품을 위해서도 증설이 필요했지만 한화에어로가 내놓은 증설 목표는 '추가 수주'에 맞춰져 있다. 확정 수주 전에 이미 북미와 유럽에 가까운 거점지에 생산 설비를 확대할 계획을 수립했다.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도 다르다. 사용 계획을 보면 해외 방산 생산능력 구축과 해외 조선업체 지분투자,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 수주 확대를 위한 투자를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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