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신세계, 현대로지 인수전 '강건너 불구경' 이유는 물류자회사 '세덱스' 운영 실패 트라우마..복합쇼핑몰사업 '올인'

장소희 기자공개 2014-03-31 09:15: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7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통업계 2위인 신세계그룹이 롯데, GS 등 주요 유통기업들이 참여하는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전을 관망만 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06년 물류 자회사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세덱스)'를 만들어 물류업에 진출했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2년만에 한진그룹에 넘겼던 전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이 사실상 자체 물류회사 운영을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그룹과 경쟁구도를 펼치고 있는 롯데그룹, GS그룹 등이 인수전에 적극적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대로지스틱스 인수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는 그룹의 중심 사업인 복합쇼핑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매물 자체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는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현재 그룹의 중심 사업이 복합쇼핑몰이라고는 하지만 나날이 커져가는 온라인몰 사업에도 승부수를 띄운 만큼 국내 2위 택배업체인 현대로지스틱스 인수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로지스틱스가 매각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부터 국내 유통업계 양대산맥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인수자로 참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백화점, 대형마트에 이어 온라인몰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두 기업에게 택배사업 확보는 중요한 이슈고 신세계가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가 접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세계가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 속사정은 따로 있다. 지난 2006년 물류자회사 세덱스로 택배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업 시작 2년만에 한진그룹에 넘겨줬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세덱스는 택배사업을 시작한 이후 경쟁심화와 유가상승 등으로 영업손실 폭이 커져 2008년 9월 ㈜한진에 300억 원에 매각됐다.

실적 측면 외에도 신세계그룹은 세덱스를 운영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택배사업을 시작한 2006년 당시 택배회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사업 경험이 부족해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전문 물류업체에 맡기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매각에 나섰지만 세덱스 전국 영업소장 100 여명이 매각을 반대하고 나서 또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세덱스로 그룹 물량만 처리할 때는 그나마 운영이 수월했는데 택배업에 진출하며 다소 욕심을 부렸다"며 "그 까닭에 보통 유통회사들이 물류 자회사를 두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한진그룹에 물류를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덱스 매각 이후 신세계그룹의 물류는 한진그룹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세덱스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운송물류부문, 해외소싱 상품의 운송 등을 전략적 제휴 형식으로 한진그룹에 몰아줬기 때문이다. 당시 신세계그룹이 중국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어 유통부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그룹 전체에서 발생하는 물류비용 부담은 여전히 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이마트몰 등 온라인몰 사업이 유통업계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상황에서 물류 자회사가 없는 신세계그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이미 그룹 내에 롯데로지스틱스라는 물류자회사를 두고 있는 롯데가 이번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어 더욱 비교된다는 평가다. 사실상 자체 물류업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는 추세에 따라 물류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신세계그룹이 복합쇼핑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사실상 자체 물류업은 손을 놓은 것 같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