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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르노삼성, 국내 시설투자는 '인색' 작년 현금성 자산 7000억, 시설투자비 연 820억 불과

박창현 기자공개 2015-04-21 06:51: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7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는 르노삼성이 국내 시설투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금 확보에만 집중하다보니 현금 투입이 필요한 시설 투자에는 현상 유지 수준의 자금만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르노삼성 2014년 회계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작년 말 기준으로 총 693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년 5121억 원 대비 35.12% 늘어난 규모다. 현금성 자산이 69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2000년 르노닛산그룹 편입 이후 처음이다.

르노삼성, 시설투자비 지출 추이

르노삼성은 지난 2011년 이후 빠른 속도로 현금성 자산을 늘려나가고 있다. 2011년의 경우 판매량 급감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데다 2800억 원이 넘는 매입 채무를 상환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1500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본사로 부터 유동성 리스크 관리 지침을 받은 르노삼성은 이듬해 현금 보유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3001억 원까지 늘렸다. 당시 희망퇴직 실시로 20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활동을 최소화하고 재고 자산을 줄여 곳간을 채웠다.

2013년에는 영업흑자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70% 증가한 50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작년에도 196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실적 호조 덕택에 1800억 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됐다.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액 6930억 원은 역대 최대 규모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 2조 154억 원 가운데 34.3%가 현금성 자산인 셈이다.

르노삼성이 최근 3년 간 불린 현금성 자산은 연평균 1807억 원에 달한다. 르노삼성이 매년 수 천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설 투자 등 외부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르노삼성은 2010년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급감하자 신규 투자보다는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0년 르노삼성은 내부 15만 5696대, 수출 11만 5783대 판매고를 올리면서 총 27만 대가 넘는 차량을 팔았다. 하지만 이후 제대로 된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듬해 24만 대까지 판매량이 빠지더니 2012년에는 15만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어닝 쇼크가 오자 르노삼성은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과 비용 축소에 나섰다. 먼저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체 인원의 16%(800명)를 떠나보냈다. 또 자금 지출이 많은 시설투자 활동이 멈춰섰다.

2010년 1307억 원의 시설투자비용을 썼던 르노삼성은 판매량 감소가 본격화된 2011년 투자비를 400억 원 이상 줄였다. 2012년에도 40% 이상 투자비를 감축했다. 2013년에는 역대 최저인 482억 원을 시설 투자에 투입했다. 그나마 작년에는 판매량 호조에 발맞춰 1419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르노삼성이 매년 1800억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쌓아갈 동안 시설투자에 투입한 연간 자금은 820억 원에 불과했다. 르노삼성 자산 규모가 2조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800억 원대 시설 투자는 보수 유지 비용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르노삼성은 그간 판매량 대비 부산공장 생산량을 고려할 때 추가 증설 투자가 쉽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3교대 근무시 부산공장의 연간 자동차 생산 규모는 약 30만 대지만 판매량 감소로 절반 수준인 16만 대 생산에 그쳤다. 낮은 공장 가동률을 감안할 때 증설 등 대규모 신규 투자가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닛산로그 수출량을 11만 대까지 늘려 잡는 등 생산량 증가 계획을 마련해두고 있는 만큼 투자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닛산로그는 향후 2019년까지 5년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목표 가운데 30%가량을 담당할 주력 제품이다. 또 내년 신차 출시 계획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기업들이 번 돈을 배당과 투자, 임금 인상에 쓰도록 유인하기 위해 일정 기준을 넘는 사내유보금에는 세금을 물리겠다는 입장이어서 현금 축적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르노삼성 재무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시설투자보다는 고용 안정에 더 많은 힘을 써온 것이 사실"이라며 "당장 내년에 SM5와 QM5 신차가 출시되는 만큼 라인 조정과 협력사 지원 등 향후 시설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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