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가스·귀뚜라미, 에스아이티 인수전 '격돌' '에너지 관리' 사업 잠재력 주목
권일운 기자공개 2015-05-21 08:56:41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5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화 설비 업체 에스아이티 인수전에서 경동나비엔의 사촌 기업 경동도시가스와 귀뚜라미가 맞붙었다. 두 회사는 에스아이티의 설비 자동화 기술력이 에너지 관리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15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경동도시가스와 귀뚜라미는 현재 에스아이티 적격 예비 인수후보(숏 리스트)로 선정돼 데이터 룸(Data Room) 실사를 진행 중이다. 숏 리스트에는 이들 회사 외에도 1곳의 전략적투자자(SI)와 2곳의 재무적투자자(FI)가 포함돼 있다. 매각자 측은 숏 리스트 대상으로 최종 입찰을 진행,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귀뚜라미는 경동나비엔과 보일러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1등 보일러'라는 타이틀을 놓고 발생한 양 사 간 신경전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매출액과 생산량, 판매량 등을 집계해 경동나비엔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경동도시가스는 경동나비엔과 계열분리를 한 상태지만 조카 사이인 3세 끼리 서로의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도시가스와 보일러 업체가 자동화 설비 분야에 '러브콜'을 보낸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에스아이티가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긴 하지만, 고객사 대부분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설비 업체라는 점에서 도시가스 및 보일러 사업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다.
에스아이티의 사업 부문을 자세히 살펴 보면 궁금증은 풀린다. 에스아이티는 기본적으로 공장 자동화 '설비'를 만드는 회사지만, 이 설비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하면 자동화 설비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업체다.
자동화 설비 분야에서는 최근 '에너지 효율'이 화두로 떠올랐다. 단순히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해당 설비를 포함해 공장 전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절대량을 줄이는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에너지 효율이 관건인 도시가스와 보일러 사업이 모태인 이들 회사 입장에서는 에스아이티 인수가 또한번 사업 영역을 확대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변수는 아직까지 에너지 관리 시장이 완전히 무르익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에스아이티가 기존의 설비 자동화 사업만 해도 어느 정도 수익을 내고 있지만, '플러스 알파' 격인 에너지 관리 사업의 성장성이 검증돼야 보일러 업체의 인수 의지를 배가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동도시가스와 귀뚜라미가 에스아이티 실사 과정에서 에너지 관리 사업에서 어느 정도의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을 것"이라며 "에너지 관리 사업에서의 잠재력이 높고,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FI들을 따돌릴 수준의 베팅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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