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키우는 '미래에셋生'…한투·삼성證 제쳐 [퇴직연금시장 분석]그룹 차원, 연금사업 강조…법인통 조한홍 대표 활약
최은진 기자공개 2016-02-17 10:32:3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1일 09: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2조 원을 넘어섰다.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도 0.3%p 확대됐고, 적립금 기준 앞 순위에 있던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도 제치며 15위권으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생명은 그룹차원에서 연금사업을 강조한 데 따라 퇴직연금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수년 내 상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첫 2조 원대 진입…점유율 0.3%p 확대, 순위 15위로 두단계 도약
11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2조 11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54억 원, 39% 증가했다. 퇴직연금시장 내 점유율은 1.4%에서 1.7%로 확대됐다. 45개 사업자 중 적립금 기준 17위에서 15위로 두 단계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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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별로는 확정급여형(DB)에서 5146억 원을 끌어모아 1조 6844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3843억 원, 4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70억 원, 138억 원 늘었다. 근로자 개개인을 접촉해 영업해야 하는 DC나 IRP보다 기업을 상대하는 DB에 집중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 내 미래에셋생명의 위상도 바뀌었다. 지난해 중상위권에 해당하는15위권을 점하며 10여년간 앞 순위에 있던 삼성증권(2조 314억 원)과 한국투자증권(2조 809억 원)을 제쳤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 도입 초창기부터 사업을 추진하며 증권업권 내 상위사업자로 자리잡고 있지만 최근 기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미래에셋생명은 13~14위권에 있는 삼성화재(2조 9730억 원)와 KB손해보험(2조 2721억 원)의 뒤도 바짝 쫓고 있다. 격차가 2000억~8000억 원 가량으로 좁혀졌기 때문에 수년 내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수익률은 장기로 갈수록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이 쏠려있는 DB형의 경우 5년 연평균 수익률은 3.16%로, 생명보험업권 평균(3.42)은 물론 전체 평균(3.32%)도 하회했다. 그러나 7년 연평균 수익률은 4.03%로 업권 평균(3.93%)과 전체 평균(3.65%)을 모두 웃돌았다. 특히 원리금비보장형의 7년 운용실적이 연평균 8.44%로,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 미래에셋證 조한홍 대표 영입 후 급물살
미래에셋생명은 퇴직연금 제도 도입 초창기부터 사업을 영위해 왔지만 점유율 1% 초반대의 중위권 사업자에 그쳤다. 더욱이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밀려 그룹 내에서도 빛을 보지 못했다. 내부 직원들의 사업 추진 의지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에셋그룹 전 계열사 모두 연금사업을 강화하라는 박현주 회장의 주문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박 회장은 당장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장기적으로 대규모 연금시장이 조성될 것을 예상하고 확고한 리딩컴퍼니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룹 내 퇴직연금 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은 각 사별로 강점을 내세워 퇴직연금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 역량을 내세운 DC를, 미래에셋생명은 안정성과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DB를 밀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2013년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을 진두지휘하던 조한홍 대표를 법인영업총괄로 영입하면서 가속화했다. 조 대표는 법인통으로 이름을 떨치던 인물로 미래에셋증권 내 퇴직연금 사업을 키운 장본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조 대표는 올해 초 미래에셋생명을 떠나 또 다른 계열사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를 맡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은 당장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 리더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키우느냐에 따라 성패가 바뀌게 된다"며 "미래에셋생명은 CEO뿐 아니라 법인총괄대표들이 모두 법인영업을 강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필드를 뛰어다니고 있기 때문에 성과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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