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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와 쌍용차 직원의 눈물 [thebell note]

이호정 기자공개 2016-06-23 08:32:47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2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짜 사옥에서 근무 한 번 해보는 게 꿈입니다"

최근 만난 쌍용차 직원이 티볼리의 인기가 실로 대단하다는 칭찬에 불쑥 이 같이 답혔다. 그의 말투에는 지난날에 대한 고단함과 함께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있는 쌍용차의 과거와 현재가 묻어났다.

돌이켜 보면 쌍용차는 근 20년 가까이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보내왔다. 1997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와해되면서 이듬해 대우그룹의 일원이 됐지만, 1999년 ‘대우사태'가 터지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또 2001년 출시한 렉스턴을 바탕으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됐다. 하지만 모기업인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주춤거리다 2009년 경영권을 포기한 채 떠났다.

이후 6년간은 암흑기였다. 2012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 법정관리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잇따르면서 수천 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월 티볼리가 출시됐고, 모두가 알다시피 ‘대박'을 터트렸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다른 쌍용차 직원이 티볼리에 대한 자랑을 연신하다 살짝 눈물을 보인 것도 질곡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올랐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확실한 사실은 티볼리가 쌍용차의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판매량이 늘면서 회사를 떠났던 직원들이 다시 복귀하고 있는데다, 오는 2018년까지 매년 신차를 1종씩 선보일 계획을 세우는 등 자신감을 회복했다.

게다가 지난해 말 노·사 합의에 따라 옥쇄파업과 굴뚝 농성 등으로 얼룩졌던 ‘쌍용차 사태' 당시 회사를 떠났던 1300여명의 직원들이 복직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연일 반복되는 연장근무에도 불구, 직원들이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이유다.

손자병법 구지편에 보면 동주공제(同舟共濟)란 말이 나온다. 같은 배를 타고 천(川)을 건넌다는 의미로, 풀이하자면 이해(利害)와 고난을 같이한다는 뜻이다. 티볼리로 새 여정을 시작한 쌍용차가 향후 출시할 ‘Y400' 등의 모델도 흥행에 성공해 복직을 신청한 1300여명의 옛 직원들과 함께 동주공제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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