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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난은 좋게 끝난 적이 없다" [크레딧 애널의 수다]⑥롯데, 경영권 분쟁·검찰수사 겹쳐, 일본기업 이미지 '부담'

김진희 기자/ 김병윤 기자공개 2016-07-04 15:00:00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9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우외환. 검찰의 고강도 수사로 그룹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형제의 난까지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에 대한 평가다.

크레딧 애너리스트의 수다에 참석한 이들은 그룹을 발전적으로 이끌만한 인물에게 경영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형제의 난을 거치며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불거진 점도 롯데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혔다.

사회 : 25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승리했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 세 번의 표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닌데 어떻게 보고 있나.

A : 주총 결과는 예견했던 대로였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경영하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며 측근으로 부상했다. 신동주 회장과는 대립관계로 알려져 있다. 광윤사 주주이기도 하고 종업원지주회 소속이다. 이 사람이 일본 쪽 경영을 맡고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맡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B :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해도 남은 검찰수사가 문제다.

A : 벌을 받을 게 있으면 받아야한다.

C : 당연하다. 분쟁 과정에서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박힌 점도 국민 정서상 롯데에 큰 부담이다.

A : 그래서 호텔롯데 상장도 추진했다. 호텔롯데의 일본계 지분을 희석시키겠다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호텔롯데 지분을 스왑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 적이 있다. 이후 호텔롯데 유상증자 아이디어도 나왔다. 일본쪽 지분율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논리다. 일본 회사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전략이다.

B : 상장이 연기돼서 당장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지만 그런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국민정서도 그렇고 손을 들어줄만한 명분을 내놓는 쪽이 유리해진다. 장자나 적자라는 점은 왕조 시대에 먹힐 법한 얘기다.

C : 검찰수사를 '롯데 때리기'라고 표현하는 쪽에서는 이러다 그룹 해체까지 가는 것 아니냐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리기도 한다.

B : 본보기가 필요하다면 수출산업을 담당하는 재벌은 절대 손댈 수 없고 롯데가 내수를 주로 하고 있으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해체는 너무 간 얘기다.

C : 독한 얘기가 나오는 건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라고 본다. 웹툰 송곳에 "풍경이 변하면 생각이 변한다"는 대사가 나온다. 2013~2015년 롯데물산 회사채라면 100% 완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최근 상황을 보면 롯데물산이 발행을 취소하고 그룹 회사채 차환 비상이 걸렸다. 풍경이 바뀌었으면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

사회 : 어떤 대안을 제시하나?

C : 전문경영인 체제다. 검찰수사 결과 경영공백이 생긴다면 더욱 필요하다.

A : SK그룹도 그렇고 회장이 수감되면 경영차질을 우려해 사면까지 해준다. 수많은 전문경영인이 있고 똑똑한 직원들이 있다면 회장이 부재해도 회사가 돌아가게 되는데 오너 체제에 갇혀 있다.

C : 일본의 경우 오너 회장은 명예직에 가깝고 전문경영인 중심이다. 이사회가 회장을 견제하는 힘도 갖고 있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보니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이 끊이지 않는 면이 있다.

B : 형제의 난은 한 번도 좋게 끝난 적이 없다. 두산사태를 봐도 그렇고 롯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길 바랄 뿐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현대차만큼의 신뢰를 받던 발행사인만큼 채권 업계에서도 경영권 분쟁이어서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2005년 두산그룹 장남인 박용곤 명예회장이 차남 박용오 회장에게 그룹 회장 자리를 삼남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에게 넘길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박용오 회장이 그룹 편법경영에 대한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고 326억 원의 비자금 조성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 3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박용오 회장은 4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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