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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신용, 우울한 현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크레딧 애널의 수다]①"위험요소 상존, 글로벌 전망도 불안" VS "투심악화, 공포심 과하다"

김병윤 기자/ 김진희 기자공개 2016-08-02 09:00:00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9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해의 반환점을 돈 시점 세 번째 '크레딧 애널리스트의 수다'를 진행했다. 2016년 상반기 크레딧 시장을 돌아보는 데서 부터 수다를 시작했다.

올해에도 기업 신용등급 하향 추세 완연했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경제 여건과 기업 경기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는 데 모두 공감했다. 단기간 내 긍정적 상황이 연출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발견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형 부실 사태 후 시장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C : 올 상반기 크레딧 시장은 지지부진했다. AA급이 A급으로, A급에서 BBB급으로 주저 앉은 기업들이 다수 있었다. 우려가 큰 기업들이 투기등급 쪽으로 많이 내려갔다고 볼 수 있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된 점이 눈에 띈다.

B : 신용등급 하향 기조는 분명하다. 하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구간에 들어왔다고 본다.

A : 올 상반기 크레딧 시장 자체로만 보면 좋았다고 본다. 그 의미는 절대적인 게 아니다. 다만 조금은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했다는 얘기다. 그 중심으로 가격 변화를 일으키는 모멘텀의 반등이 있었다고 본다. 모멘텀은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모멘텀의 반등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B : 현재 A급을 들여다 보면 좋은 기업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포스코대우(舊 대우인터내셔널)를 들 수 있겠다. 펀더멘털로 볼 때 등급 대비 기업 가치는 괜찮다고 본다.

사회 : 올 하반기 전망은 어떠한가.

B : 너무 허황된 공포에 의해서 투자를 안 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투심이 너무 위축된 상태가 아닐까 한다.

A : 당장 눈에 보이는 큰 위험요소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적인 예상이다. 문제는 장기적 전망이다. 단기적인 것들이 누적돼 가면서 위험이 높아지는 형국일 것이다. 즉 언젠가는 높아진 것이 꺼질 우려도 있다고 본다.

B : 맞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 버스팅(Bursting, 폭발)이 언젠가는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게 이탈리아 은행이 될 수도 있고, 글로벌 경기로 보면 여기저기 신호가 보인다.
(※이탈리아 은행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의 부실채권(NPL) 규모는 10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정부와 은행권은 BMPS를 살리기 위해 민간 차원의 구제금융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앞서 BMPS는 정부 구제금융을 두 차례 받았고, 지난 2년간 신주를 발행해 80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 현재 상황을 보면, 절에서 본 한 벽화가 생각난다. 절벽에 한 사람이 밧줄에 매달려있다. 절벽 위에서는 호랑이가 내려다 보고 있고, 쥐가 그 밧줄을 갉아먹고 있다.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그 와중에 밧줄에 매달린 사람은 물인지 꿀인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 혀를 내밀어 받아먹고 있다.

사회 :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어떠한 것이 있나.

A : 할 수 있는 것은 시스템적인 측면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본다. 물론 한 부분만 고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B : 국내의 크레딧 스프레드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국내 크레딧 스프레드는 굉장히 타이트한 수준이다. 이 부분은 재벌 행태와 은행에 집중된 자본 등이 엮이면서 국내 자본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C : 맞다. 은행과 친한 재벌은 낮은 금리에 자본을 활용할 수 있었다. 은행의 여신 금리가 낮았기 때문에, 자본 시장의 조달 금리도 낮기를 원했었다. 그 회사에 대한 펀더멘탈과 무관했다.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랬다.

B : 그런 모습을 타파해야 한다. 최근 긍정적인 모습이 보인다. KT ENS나 포스코플랜텍 사태가 촉매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KT ENS 사태는 2014년 2월 KT ENS 협력업체인 NS쏘울 대표가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방식으로 은행에서 빌린 2800억 원을 횡령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이후 은행권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으로 일이 확산됐고, 금융권 대출 심사 과정의 부실도 드러났다. 포스코플랜텍은 2010년 키코 사태로 부도 직전이었던 성진지오텍을 1600억 원에 인수했었다. 당시 성진지오텍의 부채 비율은 1600%에 달했었다. KT ENS와 포스코플랜텍 모두 모기업의 지원 없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부실 계열사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을 끊은 것으로 평가된다.)

A : 변하고 있는 측면은 분명 있다고 본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기업의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때문에 투자자들도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감독 기관이나 신용평가사들 역시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본다. 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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