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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나무가, 삼성전자 의존도 낮춘다 [Company Watch]자사주 매각해 3D·듀얼 카메라에 투자…인텔 수주 대비용 관측

이경주 기자공개 2016-09-12 08:24:41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9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카메라모듈 1차 공급사인 '나무가'가 자사주를 매각한 대금으로 3D와 듀얼카메라 생산시설 투자에 나선다. 삼성전자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사업구조 탓에 올해 들어 매출이 후퇴하자 본격적으로 신사업육성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나무가는 9일 자사주 30만주를 186억 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처분가격은 전날(8일) 종가인 6만5300원에서 5% 할인된 6만2035원 이다. 이에 따라 나무가 자사주는 매각 전 59만9320주에서 29만9320주로 줄었다. 전체 주식수에서 자사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17.9%에서 9%로 8.96%포인트 하락했다.

주목되는 것은 ‘처분목적'이다. 나무가는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한 주식 거래 활성화 및 재무구조 개선 △듀얼카메라 및 3D센싱모듈 부문 연구개발 및 생산 시설 투자 △AR·VR관련회사 지분 투자 및 M&A를 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중 듀얼카메라와 3D센싱모듈 부문 생산 시설 투자에 나서겠다고 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신사업을 본격 육성해 역성장의 원인이 된 높은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나무가는 삼성전자 중저가폰 갤럭시A와 J시리즈에 사용되는 5메가픽셀(MP) 사양의 전면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의 89%가 삼성전자로부터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자에 기댄 사업구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무가를 폭풍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었다. 2004년 설립된 나무가는 초기에는 노트북용 카메라모듈 생산에 주력했지만 2009년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고 2012~2013년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사세가 크게 확장됐다.

나무가 실적추이

실제 나무가 매출은 2012년 855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3년 2193억 원으로 156% 폭증했다. 2014년 매출은 2183억 원으로 전년대비 0.4% 줄며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엔 4038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며 또 다시 퀀텀 점프를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역성장이 시작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03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62.4%나 감소했다. 지난해 6.4%였던 영업이익률도 올해 상반기는 2.4%로 하락해 바닥을 치고 있다.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자 삼성전자가 점유율 확대보다는 수익성개선에 주력하기 시작했고, 그 여파로 나무가를 비롯한 주요 벤더들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가 진행돼 벤더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나무가는 분기보고서에 자사 카메라모듈 대당 평균가격이 2014년 4289원, 지난해 3930원, 올해 상반기 3184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고 공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나무가는 삼성전자에게만 의지하면 장기성장과 수익창출이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나무가는 삼성전자 카메라모듈 벤더 중 매출규모로 5위권 업체지만, 3D카메라에 있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무가는 3D카메라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일찌감치 개발투자를 진행해 왔다.

2011년 벨기에 소프트키네틱코리아(SoftKinteic)와 공동출자해 소프트키네틱코리아를 설립하고 다양한 3D카메라를 개발 공급해 왔다. 3D카메라는 지형지물을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능해 최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드론, 자율주행 등 다양한 차세대 사업분야에서 채택율이 높아지고 있다.

나무가는 인텔을 주요 고객사로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사주매각을 통한 3D카메라 시설자금투자도 인텔용 물량 공급확대를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나무가 3D카메라 매출은 지난해 60억 원 수준이지만 올해는 3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시설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늘리면 수년 안에 2000억 원 규모의 매출도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다.

장우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무가는 순현금을 300억 원 정도 확보하고 있음에도 자사주까지 매각해 추가로 투자자금을 마련했다"며 "급작스럽게 생산량 확대를 준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인텔 등으로부터 적지않은 규모의 수주를 받았거나 임박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무가 재무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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