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주식 투자, 전세계 분산투자 효과" [thebell interview] 박상건 유리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 대안투자팀 과장
김슬기 기자공개 2017-01-20 10:07:29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8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해외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펀드등급을 매긴 결과 최상위 등급(5등급)을 받은 유일한 펀드가 있다. 바로 유리자산운용의 '유리글로벌거래소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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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theWM에 따르면 해당 펀드(대표펀드·17일 기준)는 지난 1년 수익률 18.79%을 기록했다. 3년 수익률과 5년 수익률 역시 각각 36.13%, 96.95%를 기록, 꾸준한 성과를 나타냈다. 다만 해당 펀드의 운용규모(17일 기준)는 총 91억 원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다.
현재 유리글로벌거래소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박상건 과장(사진)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가 많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규제가 완화되면 투자은행(IB)의 투자활동이 더욱 활발해져 거래소의 성과 역시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프랜차이즈 밸류 갖춘 거래소 주식…안정적"
현재 유리글로벌거래소 펀드는 20~24개 정도의 거래소 주식을 담고 있다. 전 세계에 상장된 거래소 주식이 총 25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펀드는 거래소 주식 대부분을 가져가는 셈이다. 이 때문에 그는 거래소 주식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자산배분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실제 유리글로벌거래소 펀드는 7개 대륙의 15개국 이상에 분산 투자되고 있다.
거래소 주식이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증권거래소'가 한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대표기업이라는 점이다. 그는 브라질의 사례를 들어 올해 브라질 '상파울루증시&선물거래소(BM&F)'에서 수익을 많이 낼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브라질 국영석유 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이 잠잠해지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브라질 거래소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해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되면서 브라질 주가 지수가 38% 상승할 때 브라질 BM&F 주가는 같은 기간 56%가 높아졌다.
거래소 주가는 거래소의 수익성 뿐 아니라 온전히 한 나라의 거시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펀드 운용에 있어서 한 나라에 대한 매크로 시황 조사는 필수적이다. 매크로 분석을 통해 국가별 투자비중을 결정한다.
또 유리자산운용이 한국거래소에 의뢰해 만든 벤치마크(BM)인 'S&P/KRX Exchange Index'를 활용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짠다. 이 지수는 각 거래소의 시가총액별 가중평균을 낸 것으로 해당펀드는 BM지수의 포트폴리오를 50~60%가량 복제한다. 나머지는 모멘텀, 변동성 전략을 활용한 퀀트 모델을 사용해 각 주식의 투자비중을 조절한다.
작년 11월 기준 펀드 포트폴리오를 보면 ICE거래소(Intercontinental Exchange)를 9.37%로 가장 많이 담고 있고 CME 그룹(8.70%), 나스닥OMX그룹(8.08%), BM&F(7.11%) 순으로 투자하고 있다.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지역은 북미 지역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30% 이상을 담고 있다.
◇ "부도 위험 낮은 거래소 주식…투자 매력도 높아"
그는 거래소 주식이 '프랜차이즈 밸류(franchise value)'가 높다고 평가했다. 프랜차이즈 밸류는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기준 중 하나로 독점적 판매권이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의미한다. 그는 거래소의 경우 시장지배력이 높을 뿐 아니라 진입장벽이 높아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밖에 없다고 봤다.
그는 거래소 주식의 가장 큰 매력으로 낮은 부도 위험을 꼽았다. 그는 "만약 거래소가 망한다면 상장된 기업들의 자본조달 활동이 어려워지고 투자자들의 자본 회수 능력이 급격히 나빠진다"며 "결과적으로는 한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거래소는 부도 위험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독과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의 경우 나스닥, 옵션 거래소, 상품거래소 등 다양한 거래소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 각국에서 1~2개만 존재한다. 최근 들어 주식 거래 수수료 뿐 아니라 채권, 선물, 통화, 파생상품, 기업공개(IPO) 등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미래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거래소 주식은 타 주식에 비해 배당률도 높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2~2016년 5년 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3.19%를 기록했다. 2015년 기준 해당펀드의 배당수익률은 2.62%를 기록, 같은 기간 코스피 배당수익률(1.60%)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그는 "신문에 '나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기사가 났다면 내 펀드가 미국에 투자해서 이익을 많이 봤겠다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유리글로벌거래소 펀드는 투자자가 보기에 굉장히 쉬운 펀드"라고 설명했다. 각 나라의 지수만 봐도 운용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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