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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대립' 박삼구, 1.6조 금호타이어 채무 '장애물' 상환 유예 '미확정'…컨소시엄 허용해도 또 다른 장벽 남아

김장환 기자공개 2017-03-23 11:22:5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2일 16: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컨소시엄을 통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행사 허용 요구는 받아들여질까. 고심을 거듭하던 산업은행은 이를 결정할 안건을 22일 서면 부의키로 했다. 산업은행은 주주협의회 지분 32%를 들고 있어 홀로 반대표를 던져도 안건을 무산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는 박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문제는 요구가 받아들여져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한 발짝 다가서도 산업은행과 지속된 마찰이 또 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만해도 대규모 채무 만기가 돌아오고, 이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채무 상환 유예 결정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한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는 곳도 바로 산업은행이다.

금호타이어의 2016년 3분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총 2조 6518억 원대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1조 5758억 원으로 단기차입비율이 60%에 달했다. 이 기간 현금성자산은 1451억 원에 불과해 자체적인 대응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단기 상환 압박이 그만큼 높아 인수시 자칫하면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더블스타는 이처럼 과도한 차입금과 상환 능력 부족을 이유로 약 1조 6000억 원대 채무를 5년간 상환 유예하고 분할 상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조건을 채권단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 역시 우선매수권 행사시 더블스타와 같은 조건을 갖게 된다. 양쪽 모두 채권단의 채무 상환 유예 불허시 인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박 회장은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과 각을 세우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재계 단체를 비롯해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중국 기업으로 금호타이어를 매각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산업은행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이를 박 회장 측이 직접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비롯된 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은 시장의 룰과 정해진 법에 따라 진행하면 되는 것이지 정치 논리로 금호타이어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는 건 과도한 면이 많다고 본다"며 "박 회장이 재계 단체 등에 직접 반대 성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년전 우선매수권 부여 당시부터 컨소시엄은 안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는데도 이제와서 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게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컨소시엄 허용 부의 안건에 무작정 반대표를 던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은 모두 30% 넘는 지분을 들고 있어 독자적으로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정작 반대표를 행사해 안건을 부결시키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책임을 직접 짊어져야 한다. 주주협의회간 협약에 포함돼 있는 사안이다. 컨소시엄 허용 불허시 박 회장이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송 책임을 산업은행이 홀로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다만 채무상환 유예는 상황이 좀 다르다.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고도 5년 동안이나 채무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이를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주주협의회 구성원간 의견이 대부분 엇갈린다. 채무상환 유예는 불허하더라도 박 회장이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려운 부분이다. 결정이 내려진 후에도 인수할지는 순전히 박 회장 의지에 달린 일이고 본인이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허용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더라도 금호타이어 채무상환 유예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박 회장을 압박하고 나설 수도 있다. 당장 1조 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데 올인해야 할 박 회장 입장에서는 만약 수 조 원에 달하는 채무상환 유예를 산업은행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밀어붙일지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무상환 유예는 매각 대상자가 정해지면 그 때 주주협의회가 재차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오늘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묻는 안건을 서면 부의할 예정인 것은 맞지만 우리 쪽 입장이 공개되면 다른 채권은행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아직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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