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1등 판매사 국민은행, 정제된 라인업 철학 [판매사 펀드 라인업 분석] 자신감·책임감 담긴 라인업, 펀드평가체계 엄수

장소희 기자공개 2017-04-05 10:51:3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상위 펀드 판매사 중에서도 13조 원에 육박하는 설정규모로 자타공인 1등 판매사다. 하지만 판매하고 있는 펀드수로는 하위권에서 이름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적은 수의 펀드를 가판대에 올려두고 있다.

이같은 펀드 라인업 전략에는 1등 판매사로서의 국민은행의 자신감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고민이 모두 담겨있다. 내부적으로 판매할 펀드를 평가하는 체계를 갖추고 성과가 좋지 않은 펀드는 과감히 정리해 엄선된 펀드만 판매하겠다는 철학을 지켜가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펀드 설정규모는 12조 8622억 원으로 상위 16개 판매사 중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판매하고 있는 펀드수(전체 클래스 포함)는 1405개로 12위에 머물고 있다.

판매사 설정규모 및 펀드수

판매하고 있는 펀드 종류를 볼 수 있는 대표펀드 기준 개수로는 순위가 더 내려간다. 같은 시점 기준으로 439개 대표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기업은행(316개)과 SC은행(272개)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종류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곳이 국민은행이다.

이는 국민은행에 이어 두번째로 펀드를 많이 판매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와 상당히 대조적인 행보다. 미래에셋대우는 펀드 설정규모가 국민은행보다 4조 원 가까이 적은 9조 1095억 원인데 반해 판매하고 있는 펀드수(전체 클래스 포함)는 2997개로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대표펀드 기준으로 봐도 미래에셋대우(1162개)는 국민은행보다 무려 3배에 가까운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펀드수가 적은데도 설정규모가 13조 원에 가깝다보니 한 펀드당 평균 설정규모도 가장 많다. 한 펀드에 평균 92억 원씩 설정이 돼있는 셈이라 웬만한 상위 판매사들과 3배 가까운 차이를 두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펀드 당 평균 30억 원이 설정돼있어 국민은행과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비교적 적은 수의 펀드 라인업으로도 1등 판매사 지위를 꾸준히 이어올 수 있는데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펀드 판매를 시작한 선점효과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이 펀드 판매시장에 뛰어들기 전에는 증권사 위주로 영업이 이뤄졌지만 2000년대 초 적립식 펀드를 앞세운 국민은행이 시장에 나타나면서 판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발 빠른 시장 진입과 전국 1000여 개가 넘는 지점 영업망을 앞세워 국민은행은 순식간에 최대 펀드 판매사로 우뚝 섰다. 펀드 판매잔고가 커질수록 고객들에게 선보일 펀드를 선별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특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펀드 판매사 전반에 라인업을 축소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국민은행도 이 시기(2009년 말 기준)를 거치며 펀드 개수를 300여 개까지 줄였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주식형 펀드들이 수익률로 고전하면서 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펀드 라인업을 관리해야한다는 판매사들의 니즈가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2013~2014년 들어 펀드 시장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자 판매사들은 다시 가판대를 정리하고 영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국민은행도 금융위기 직후 대비 펀드 라인업을 확대했지만 상대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규모 이상으로 라인업을 가져가는 일을 경계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국민은행에서는 펀드 라인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WM상품부에서 주로 맡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 따라 국민은행 WM그룹 내에 IPS본부가 신설되면서 이 본부 내의 WM투자전략부와 WM상품부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펀드 라인업을 두루 관리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IPS본부의 신설과 함께 KB증권과의 협업도 늘어나서 현재는 KB증권 IPS본부와 함께 펀드 라인업을 관리하고 있다.

관련 부서들은 내부적인 펀드 평가모델에 따라 펀드를 관리한다. 기본적으로는 제로인이나 모닝스타 등의 펀드평가사 모델과 유사한 기준을 활용하지만 내부적인 기준 조정으로 가중치를 두거나 정량평가 외의 정성평가 요소를 반영하기도 한다. 정성평가에는 장기 성과나 성과 변동성, 매니저 변경 여부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따진다.

지난해 조직개편과 함께 일부 인사 이동으로 WM상품부의 이석희 팀장이 자리를 옮겼다. 그 자리를 김점용 팀장이 채우고 있는데 이 전 팀장과 함께 펀드를 오랜기간 담당해온 전문가다. WM투자전략부에 근무하고 있는 오인석 팀장도 국민은행의 대표적인 펀드 전문가다. 이들을 총괄하는 IPS본부에는 김영길 본부장이 수장으로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