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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답"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안상희 대신지배구조硏 위원 "상법 개정·섀도보팅 폐지 등 대비 필요"

박창현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7-06-29 08:29:15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8일 15: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들은 억울하다. '한국' 타이틀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경영지표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일본과 유럽의 기업들보다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다. 분단국가라는 정치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해도 과한 수준이다.

외부 변수는 바꿀 수 없지만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영역도 있다. 지배구조가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가 볼 때 국내 기업 지배구조는 이상한 점이 많다. 경영과 소유가 분리되지 않았고,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사실상 지배주주와 한 몸처럼 움직인다. 소액주주들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쉽지 않다. 익숙한 것들과 결별할 때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도전 앞에 기업들이 서 있다.

2세션 안상희 위원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사진)은 28일 더벨 주최로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현재 우리기업들은 상법 개정과 섀도보팅(shadow voting) 폐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다양한 지배구조 이슈 앞에 놓여 있다"며 "기업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선 기회로 삼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 내·외부 통제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배 주주가 소유는 물론 경영까지 도맡으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외부 통제는 사실상 정부 규제에 의존하고 있다.

안 연구위원은 "사외이사 비중과 출석 등 기업 이사회 외형은 양호한데 실질적인 운영은 미흡하다"며 "실제 과거 6년 간 그룹 계열사 이사회 안건 중 부결과 보류 등 영향력이 행사된 비율이 0.3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배 구조와 연계된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에서 영향력이 행사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주총 혁신안을 담고 있는 △상법 개정안과 △섀도보팅 폐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조치들은 공통적으로 일반 주주의 주주권과 이사회 견제 기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섀도보팅 제도가 폐지되면 기업들은 주주총회 성립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반 주주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섀도보팅 제도를 활용해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의 지분을 정족수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 이제는 기업들이 기관 투자가와 소액 주주들에게 의결권 행사를 더 적극적으로 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제 목소리를 내게 되면 경영 의사 결정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 연구위원은 "섀도보팅이 폐지되면 외국인 지분이 많은 상장사 중 내년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해야 하는 곳들은 미리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고위험군 기업들로 SK하이닉스와 LG전자, LG화학, 한화케미칼, 두산인프라코어, 대림산업 등이 있다 "고 말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궁극적으로는 한국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한국기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16.2배, 0.9배로 집계됐다. 이는 OECD 32개국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안 연구위원은 "이사회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주주권리 보호 수준이 높을수록, 내부 자금 유보율은 낮고 배당성향은 높아지는 결과가 전 세계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개선되면 국내 기업들의 가치 저평가 문제도 일부 해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 발표 전문>

지배구조는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한국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고 지배주주 중심의 체제를 갖췄다. 이사회의 실질적 운영이 미흡한 특징도 있다. 사외이사의 비중 혹은 출석률은 높은 편이지만 이사회 안건 중 영향력이 행사된 비율은 0.34%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국회에 기업지배구조 관련 상법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는 상태다. 이 중 이사회 효율성 향상을 위해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 선출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발의된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선출 안건은 이사선임 단계부터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섀도보팅이 폐지되면서 상장기업은 기관투자자에게 의결권 행사를 적극 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기업들은 감사 등 임원 선임의 건에 대해 우려할 것이다. 감사 선임이 이뤄지지 않으면 관리종목 지정 등 시장제재를 당하기 때문이다. 섀도보팅 폐지로 외국인 지분이 높은 기업은 임원 선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외국인 지분이 국내 우호지분보다 3배를 넘어서는 기업 중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을 교체해야 하는 기업은 준비가 필요하다.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도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영향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는 법령해석 집을 발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주식 대량보유상황 보고(5%룰)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상속세 관련해서는 상장주식도 물납 대상이 되는 게 적절하다. 기업의 상속세 재원은 상속인이 보유한 상장기업 주식이 주를 이룬다. 상장주식은 물납에서 제외됐지만 총수 2세가 보유한 주식은 대부분 상장기업 주식이다.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개선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해소될 것이다. 한국의 이사회 유효성은 순위는 매우 낮으며 주주권리와 소수주주권 관련 순위도 하위권이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 주요 기업은 저평가 받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개선되면 가치 평가를 저하하는 요인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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