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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일상화 '대비하고 또 대비하라'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美 트럼프 무역제재 리스크 부각,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 필요

박창현 기자/ 강철 기자/ 이윤재 기자공개 2016-11-30 09:04: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불확실성의 파고 앞에 서 있다. 변화의 크기와 방향 모두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무수한 변수들은 리스크가 돼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의 유로존 탈퇴와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지연 등 메가톤급 대외 변수들이 연거푸 터지고 있다. 장기 경기 침체 국면에서 이제는 신보호무역주의라는 보이지 않은 장벽까지 만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짙은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윤덕룡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 사회를 맡은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지금, 기업들은 과연 어떤 전략을 짜고 대응해야 하는가. 더벨은 29일 '대전환기 2017년 경영전략'이라는 주제로 환율, 유가, 금리 등 대외 변수의 변동성이 커지고 미국 통상 정책의 큰 변화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 동향과 전망을 살펴보고, 더 나아가 우리 기업들의 전략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국발 글로벌 경기 회복...사업 전략 변화 필요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오는 12월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게 확실시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상승 기조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기가 이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자국 내 유동성 확보와 투자 활성화로 이어져 경제 성장률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올해보다 높은 3.4% 대로 예측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무게중심을 두고 사업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 지표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 추이가 변동폭을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금리가 앞으로 외환, 유가, 고용 등 국내 경제 지표 전반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내년까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경우 한국도 기준 금리 인상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큰 대외 변수로 우리나라 경제는 5가지 리스크 요인을 짊어지고 가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주 실장은 △성장과 분배의 조율 문제 △2%대 성장률의 고착화 △1300조 원이 넘는 가계 부채 △조선·철강·해운 등 주력 산업의 위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을 국내 경제의 5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주 실장은 "트럼프 당선과 국내 정치 혼란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 전략을 기업들이 마련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이후의 상황을 예상하고 이에 맞는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무역 제재 현실화 "미리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극단적 보호무역'과 '자국 우선주의'로 요약되는 통상정책이 우리나라 수출 경제에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미주팀 부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소득불평등 심화가 보호무역주의를 외친 트럼프의 당선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일부 공약의 후퇴가 예고돼지만 큰 틀에서 보호 무역 기조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보호 무역주의에 기반한 통상 정책 시행을 준비 중이다. NAFTA 재협상, TPP탈퇴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는 게 윤 위원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우려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윤 위원은 "트럼프가 한미 FTA에 불만을 표출하긴 했지만 재협상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자동차와 철강 등 사업 영역에서 추가적인 문제 제기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협약 이행에 있어 미진한 부분들을 먼저 살피고 대응 논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율 문제를 이유로 무역 제재 조치를 내릴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현재 트럼프와 공화당은 중국에 대해 환율 조작을 이유로 무역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환율감시대상국으로 지정돼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포럼전경
<11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예측 불가능의 시대 '시나리오별 대처 필요'

알렉스 조 딜로이트컨설팅 대표이사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예측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상황별 시나리오를 재구성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대표는 "우리는 예측조차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예측에 의존하기 보다는 다양한 미래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시나리오 플래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공군이 폭격 타깃을 결정하기 위해 사전 전략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고안된 컨설팅 기법이다. 현재는 기업의 전략수립과 위험관리, 혁신역량 개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조 대표는 "예측은 선험적인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단기 트렌드 파악은 가능하지만 중장기 전략을 구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에 발생 가능한 여러 상황을 상정하고 전략을 마련하기 때문에 중장기 비전 구상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표적인 사례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로열더치쉘'을 들었다. 로열더치쉘은 과거 1980년대 6조 원 대 케펙스(CAPEX) 투자를 앞두고 시나리오 플래닝을 실시했다. 당시 유가와 소비 행태 등 경제 요인은 물론 러시아 정치 상황까지 고려해 시나리오별 전략을 마련했다.

그 결과 로열더치쉘은 러시아 체제가 붕괴되고 더 나아가 러시아 가스가 유럽 시장에 싼 값에 수입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그리고 수년 후 시나리오는 현실이 됐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린 로열더치쉘은 여전히 글로벌 석유화학 업계의 최강자로 남아있다.

이날 포럼에는 기업체 및 금융회사, 유관단체 임직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는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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