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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모바일, 모회사 지원 불투명…외부 수혈도 글쎄 [존폐 위기 중소 알뜰폰]②일경산업개발, 적자 늪·경영권 소송·거래정지까지

김성미 기자공개 2017-09-27 07:57:42

[편집자주]

중소 알뜰폰 업계가 사업 존폐 위기에 처했다.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심각해지면서 중소 알뜰폰 업계는 적자를 면할 방법이 묘연해졌다.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도 휘청이는 와중에 중소 알뜰폰 회사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가 내놓는 보편 요금제 등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은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또 다른 비수가 됐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현 상황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6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모바일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외부자금 수혈이 절실하다. 모회사인 일경산업개발은 경영환경 불안정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지모바일은 내부적으로 모회사 지원이 아닌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한 외부 자금 수혈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알뜰폰 시장 성장세 둔화로 이지모바일의 실적도 고꾸라지면서 외부 투자자 확보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경산업개발 자회사인 이지모바일은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 5위에 오른 중소업체다. 가입자 수는 60만 명에 달한다. 이지모바일은 지난해 58%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했다. 2015년 123억 원에 이르던 자본총계는 2016년 46억 원까지 급감했다. 지난해엔 매출 213억 원, 영업손실 73억 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으로 재무제표가 악화되면서 외부 수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주주인 일경산업개발의 재무 상황을 보면 추가 지원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경산업개발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01억 원, 영업적자 2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800%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도 크게 늘었다. 일경산업개발은 그동안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등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꼽혀왔다. 흑자를 낼 때에도 10억 원미만의 적은 이익을 내놓은 탓이다.

일경산업개발

일경산업개발은 미주제강에서 분할한 철강재 사업체다. 자회사인 일경개발을 통해 건설업을 하고 있고 지난해 주식 교환방식으로 이지모바일을 인수해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다. 미국 태양광 사업에도 진출해 일경 미국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일경산업개발은 본업에서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가드레일이나 태양광 등 뾰족한 수익원이 없는 실정이다. 일경산업개발은 지난해 14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 131억 원의 순손실을 이어갔다.

최근엔 경영권 분쟁 소송 및 불공정 공시로 인한 거래 정지 등 불안한 경영 환경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일경산업개발 전 사외이사인 박우헌씨는 이재근 일경산업개발 이사, 김도균 일경산업개발 이사 겸 이지모바일 대표이사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대전지방법원은 박우헌씨는 사건 신청 자격이 없기 때문이 이 사건을 각하하긴 했지만 회사의 경영 불안정성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최근 주식 매매거래도 정지됐다. 불성실 공시에 대한 벌점이 누적된 탓이다. 올해 일경산업개발은 경영권 분쟁 소송 지연 공시, 유형자산 취득 결정 철회로 인한 공시 번복 등으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이는 회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 및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지모바일은 모회사의 자금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경산업개발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4800만 원으로, 지난해 말 20억 원에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지모바일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부 자금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최소 5년, 최대 9년까지 군장병 휴대폰 대여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는 사업권을 바탕으로 기간통신사들의 자금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회선을 빌려쓰고 있는 KT나 LG유플러스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단행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알뜰폰 업계는 이지모바일의 자금 유치가 쉽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지모바일은 업력이 20년에 달하는 별정 통신 사업자다. 알뜰폰 가입자 수도 60만 명을 넘어섰다. 어느정도 사이즈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벗어나기 힘든 것을 보면 알뜰폰 사업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알뜰폰 자회사의 경우 선불 가입자보단 후불 가입자 확대에 관심이 있지만 이지모바일의 경우 대부분이 선불 가입자"라며 "군사업 또한 인프라 설치 후 유지보수비용 확대로 적자를 내고 있어 수익 확대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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