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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사·PBS도 외면...대형펀드 성장 불가능 [자투리 헤지펀드 난립] ③ 운용·관리 번거로움 토로…당국 "시장논리로 해결할 것"

최은진 기자공개 2017-10-31 09:46:0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7일 14: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시장에 자투리 펀드가 난립하는 것에 대해 자산운용사는 물론 수탁회사, 프라임브로커(PBS) 등 지원군들도 불만을 토로한다. 운용 상 번거로움이 따를 뿐 아니라 수익에 도움도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부 수탁회사나 PBS는 자투리 펀드로 전락할 수 있는 상품과는 아예 계약도 맺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사모 시장에서 양산되는 자투리 펀드는 시장 논리로 해결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 수탁사·PBS, 자투리 펀드 거부 사태도…대형펀드 도약 더 어려워져

자투리 펀드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은 곳은 운용사다. 자투리 펀드 여러개보다 대형펀드 하나를 조성하는 것이 평판이나 마케팅에 더 이롭지만 제도 상 자투리 펀드만 양산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자투리 펀드는 관리의 어려움도 따른다. 같은 전략의 펀드 여러개를 동시에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손이 여러번 간다. 매매 주문을 펀드 수에 맞게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레버리지 비율 등 포트폴리오 전략을 각 펀드 설정액에 맞게 일일이 관리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생긴다.

한 운용사 대표는 "전략이 같은 펀드는 한꺼번에 운용하는게 바람직하지만 49인 룰 제한 등에 걸려 자투리 펀드를 여러개 설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포트폴리오를 제각각 관리해야 하고 주문을 여러번 내야 하는 등 운용상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PBS나 수탁회사도 자투리 펀드로 인해 관리의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헤지펀드 시장에 700개의 펀드가 등장하며 일손이 부족한데 자투리 펀드가 계속 양산되면서 업무 과부하에 빠졌다고 하소연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PBS나 수탁회사는 펀드 규모가 작거나 메자닌, 장외주식을 담는 펀드와는 아예 계약을 맺지 않으려고 한다. 심지어 최근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설정액이 100억 원에 못 미치는 헤지펀드의 수탁을 일제히 거부하고 나서 펀드 설정이 지연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자투리 펀드가 대형펀드로 성장하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

한 PBS 관계자는 "펀드가 크던 작던 투입되는 인력은 동일한데 자투리 펀드가 계속 양산되니 업무만 늘어나고 수익엔 도움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데도 오히려 제도 상 자투리 펀드 양산을 부추기고 있으니 헤지펀드 시장 관계자들은 불만이 많은 상태다"고 말했다.

◇ 신생운용사 성장동력 잃을수도…당국 "시장논리로 해결할 일"

금융당국은 헤지펀드 시장 내 자투리 펀드 난립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공모시장은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지만 사모시장은 개인과 운용사 간 사적 계약인만큼 시장 논리로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헤지펀드 특성상 퇴출입이 시장 논리에 맞게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또 사모시장은 규제를 최소화 해 운용역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당국이 자투리 펀드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선을 그었다. PBS와 수탁회사가 자투리 펀드를 거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이해관계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모시장은 시장 논리에 맡기는 것이 기본 취지기 때문에 당국이 나서 자투리 펀드에 대해 정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경쟁력 없는 펀드는 자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헤지펀드 업계는 자투리 펀드 난립은 시장 관계자는 물론 시장 자체에도 치명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생 운용사 입장에서는 대형펀드 조성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중대형 운용사로 도약할 원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PBS나 수탁회사는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이 제한적인 만큼 수익에 도움 되지 않는 자투리 펀드를 계속 외면할 수 밖에 없다. 업무 과부하 탓에 헤지펀드 성장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나 전략 구축에도 적극적일 수 없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PBS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운용사-PBS-투자자'가 윈윈(win-win)할 수 있어야 하지만 자투리 펀드만 양산되는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는 모두가 다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자투리 펀드가 양산되는 이유가 명확한 만큼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입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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