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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최소투자금x49인룰', 50억 모집도 어렵다 [자투리 헤지펀드 난립]② 개인투자자에 의존하는 여건, 49인룰 탓에 대형펀드 조성 한계

최은진 기자공개 2017-10-31 09:44:0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6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투리 펀드가 양산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헤지펀드 업계서는 '제도'를 꼽는다. 특히 49인 룰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최소가입금액이 크게 낮아지면서 펀드가 커지는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 49인 룰에 추가 모집 어려워…제도가 자투리 펀드 양산

현재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최소가입금액은 1억 원이다. 과거 5억 원에 비해 문턱을 대폭 낮췄다. 사모펀드의 49인 룰에 따라 전문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는 49인까지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1억 원 고객 49인을 받으면 설정액이 49억 원에서 그친다. 50억 원을 넘기는 것이 쉽지 않은 셈이다.

물론 최소가입금액을 운용사 임의적으로 3억 원이나 10억 원으로 설정한 곳도 있다. 그런데 이 경우 타임폴리오운용과 같이 이름 있는 곳들이나 가능할 뿐 신생 운용사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운용사 철학이나 전략 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선뜻 큰 돈을 맡기진 않기 때문이다.

49인 룰 때문에 투자자 추가 모집이 어렵다는 것 역시 자투리 펀드 난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투자자 외 개인투자자 49인을 모집하고 나면 새로운 펀드를 설정해야 한다. 현행 제도 상 49인을 청약이 아닌 권유로 계산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피데스운용의 경우 '피데스 신머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과 '피데스 신머이 B&I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이 자투리 펀드로 여러개 설정 돼 있다. 트러스톤멀티운용도 대표펀드인 '트러스톤멀티인텔리전스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의 추가 가입자를 받기 위해 2호 펀드를 신규로 냈다. 이밖에 쿼드운용, 유경PSG운용, 수림운용 등에서 자투리 펀드가 설정되고 있는 것 역시 49인 제한에 걸린 탓이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 입장에서 자투리 펀드를 만드는 것을 피하고 싶으나 49인 룰 때문에 추가 가입자를 받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펀드를 새로 조성해야 한다"며 "최소 가입금액 허들이 낮아진 상태에서 49인 룰을 지키면 당연히 자투리 펀드는 계속 양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기관 외면, 개인투자자에게 의존…판매사 요청에 새 펀드 조성키도

공급 대비 수급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점도 자투리 펀드 난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운용사와 펀드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 자금만 유입될 뿐 큰 손인 기관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나 우정사업본부는 트랙레코드 등을 이유로 국내 헤지펀드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1세대 헤지펀드 시장에 적극적이었던 공제회도 투자를 멈췄다. 현재 헤지펀드 시장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는 대부분 은행, 보험사, 캐피탈 자금이다.

1세대 헤지펀드 시장에 적극적으로 시딩했던 프라임브로커(PBS)도 최근 보수적으로 변했다. 지나치게 많은 펀드가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옥석가리기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메자닌, 비상장주식을 담는 헤지펀드에는 아예 시딩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결국 국내 출시된 676개 헤지펀드는 리테일(Retail) 투자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또 다른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에 큰 손이 들어와 줘야 펀드 규모가 커질 수 있는데, 기관투자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한 대형 펀드가 조성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급을 아무리 늘려봐야 수급이 받쳐주지 않으면 자투리 펀드로 전락하는 헤지펀드는 앞으로도 계속 양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운용사들은 자투리 펀드 양산의 원인으로 '판매사'를 꼽기도 했다. 판매사들이 관리의 편의성 등을 내세워 자사 고객만 담는 펀드를 따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운용사 입장에서는 갑의 위치에 있는 판매사 말을 무시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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