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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총량제 위반' 최고경영진, 성과급 잔치 [강원랜드 시스템 부재 위기]③2년간 매출 3527억 초과, '연봉 50%' 최대 인센티브 챙겨

박창현 기자공개 2017-12-28 10:12:34

[편집자주]

강원랜드는 국내 최초 내국인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다. 도박 중독 등 짙은 그늘이 우려됐지만 폐광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공익을 위해 정무적 판단을 내렸다. 설립 20년 째 강원랜드는 '시스템 부재'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채용 비리는 한 단면일 뿐이다. 시장형 공기업 전환과 매출총량제 강화 등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도 쏟아지고 있다. 대전환기를 맞은 강원랜드의 현주소와 과제들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랜드가 최근 2년간 최고경영진에게 최대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는 기본 연봉의 최대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수 있다. 이 기간 가장 기본적인 규제 안정 장치인 '매출 총량제'를 위반했다.

정부 규제를 위반해 달성한 성과를 토대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최고경영진 평가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원랜드는 2015년과 지난해,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최고 경영진들에게 최대 성과급을 지급했다. 법 한도 내에서 줄 수 있는 보수를 모두 준 셈이다.

강원랜드는 주주총회를 통해 기업 경영을 총괄한 상임이사 2명을 뽑는다. 한 명은 대표이사 사장을, 다른 한 명은 등기이사 부사장을 맡게 된다. 임기는 3년이다.

상임이사들은 기본 연봉과 함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성과급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영업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며 기본 연봉의 최고 50%까지 지급할 수 있다.

강원랜드
*2012년 말 보수 한도액 4억 2310만 원. 2013년 이후 4억 3497만 원으로 상향

2012년 강원랜드는 당시 상임이사였던 최흥집 대표와 김성원 부사장에게 보수 한도 최대치인 4억 2310만 원을 지급했다. 기본 연봉 2억 8207만 원에, 연봉 50%에 해당하는 성과급 1억 4103만 원을 줬다.

2013년에는 돌발 변수가 생겼다. 상임이사과 사외이사들이 참여해서 이사회에서 결정한 오투리조트 무상지원 건이 배임 이슈로 번지면서 경영평가 낙제점을 받았다.

2014년에는 최고경영진 공백기가 생겼다. 최흥집 대표는 임기를 한참 앞두고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사임했다. 김성원 부사장 또한 부실기업 지원 문제로 중도 해임됐다. 이후 8개월이 지난 뒤에야 함승희 사장과 김경중 부사장이 후임을 맡게 됐다. 근무 기간이 짧은 관계로 보수 지급액도 3866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온전한 보수를 받았다. 특히 경영 성과까지 인정받으면서 두 상임이사는 이듬해까지 보수 한도 최대치인 4억 3497만 원을 받았다. 보수 한도 최고액을 받았다는 것은 곧 성과급 최대치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원랜드의 입금 체계를 고려할 때, 두 사람은 매년 총 2억 8989만 원의 기본연봉과 1억 4499만 원(연봉 50%)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랜드

주목할 점은 최고 경영진이 최대 성과급을 받은 두 해 동안 강원랜드가 가장 기본적인 정부 규제 장치인 '매출 총량제'를 위반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사행 산업의 지나친 성장을 막기 위해 '사행 산업 매출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행 산업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관리감독 기관인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총량 기준 준수를 권고만 할 수 있을 뿐 강제할 수단은 없다.

실효성이 없는 탓에 사행 산업 업체들은 매출 총량제를 지키지 않고 있다. 강원랜드가 대표적이다. 강원랜드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4725억 원의 초과 매출을 올렸다. 특히 경영진이 최대 상여금을 받았던 2015년과 2016년에는 초과액이 3500억 원에 달했다. 반면 과징금 성격의 초과 부담금은 35억 원만 납부했다.

결과적으로 강원랜드 최고경영진은 정부 규제를 어기고 달성한 영업 성과를 인정받고, 더 나아가 법이 정한 최고 수준의 보수를 받은 모양새가 됐다. 실제 강원랜드는 매출 총량제를 지키지 않으면서 2015년과 2016년 각각 전년도와 비교해 9%와 4% 대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영업이익도 두 해 연속 4000억 원을 넘어섰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설립 후 최고 수준인 38%대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당시 임원보수 내규에 따라 이사회에서 상임이사 성과급이 책정됐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매출 총량제 위반 사안도 검토했지만 상임이사 경영 평가와는 무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경영진에게 최고 수준의 경영 평가 등급도 줬다.

다만 올해 들어서 강원랜드 임금 체제도 변화를 맞게 됐다. 강원랜드는 임금 체계와 관련해 올해 감사원 지적을 받았고, 올 5월부터는 '공공기관 임원 보수 지침'을 준용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사장과 부사장 기본급이 소폭 하락했다. 다만 새로운 규정에 따라 연말 경영평가에서 'S등급'을 받을 경우, 기본 연봉의 6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임원 보수 지침을 준용하기로 하면서 상임이사 기본연봉이 줄어들게 됐다"며 "다만 경영평가에 따라 기본 연봉의 60%를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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