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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원죄' 늘어난 직원수, 비용부담 가중 [강원랜드 시스템 부재 위기]②부정선발 인원 '정규직' 전환...급여총액 37% 상승

박창현 기자공개 2017-12-26 10:42:58

[편집자주]

강원랜드는 국내 최초 내국인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다. 도박 중독 등 짙은 그늘이 우려됐지만 폐광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공익을 위해 정무적 판단을 내렸다. 설립 20년 째 강원랜드는 '시스템 부재'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채용 비리는 한 단면일 뿐이다. 시장형 공기업 전환과 매출총량제 강화 등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도 쏟아지고 있다. 대전환기를 맞은 강원랜드의 현주소와 과제들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1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랜드가 채용 비리로 선발된 직원들을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강원랜드판 미생(未生)'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 채용비리 원죄를 끌어안고 가는 모양새가 됐다. 특히 계획에 없던 인력을 늘린 탓에 그로 인한 각종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혜 채용 전과 비교해 연간 급여 총액은 600억 원 이상 늘었다. 인건비 상승 여파로 총 비용 지출액도 1조 원을 넘어섰다.

강원랜드는 공공기업 채용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받고 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최근 공공기관 채용비리 수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어느 곳보다 청렴성이 요구되는 공공기관들이 채용 청탁 대가로 뒷돈을 받고,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등 비리를 저질러 온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강원랜드도 대표 비리 공기업 오명을 썼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은 강원도 도지사 출마를 앞두고 공기업 정원을 통제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허가 없이 교육생을 518명이나 채용했다.

2년여 후 교육생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하는 시점에 곪았던 문제가 터졌다. 기재부는 정원 예산 승인을 받은 인원만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그로 인해 교육생 244명에게 집단 해고를 통보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이에 후임자였던 함승희 사장은 정부를 설득한 끝에 교육생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함 사장은 사태 해결 직후 터무니없는 인사 문제가 벌어진 이유를 찾고자 내부 자체 검사를 실시한다. 감사 결과, 대규모 채용과정에서 조직적인 비리가 자행됐다는 점을 밝혀냈다. 특히 합격자의 95%에 해당하는 493명이 별도로 관리된 청탁 대상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만 채용 비리 문제를 밝혀냈지만 수사권이 없는 관계로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기는 선에 감사를 마무리 지었다. 현재 춘천지검이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비리를 수사 중이다.

강원랜드
<좌 : 백만 원, 우 : 명>

현재 강원랜드는 이 업보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다. 당장 대규모 정규직 전환으로 직원 수가 크게 늘었다. 특혜 채용 전인 2011년만 하더라도 강원랜드 직원 수는 314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과 2013년, 대규모 채용이 이뤄지면서 직원 수가 3600명을 넘어선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정규직 전환이 연이어 이뤄지면서 정규직 근로자 수가 2962명에서 346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로 인해 연간 급여 지급 규모도 커졌다. 2011년 강원랜드의 연간 급여 총액은 1698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규직 직원 수가 늘어나면서 단숨에 2000억 원을 넘어섰다. 정규직 전환이 사실상 마무리된 지난해에는 급여로만 2340억 원을 지급했다.5년 새 급여 지출액만 6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급여뿐만 아니라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 통합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전체 비용 지출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먼저 인건비 비용 항목은 2013년 3334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이듬해 2920억 원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대규모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2015년부터 다시 금액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건비만 3121억 원이 지출됐다.

그 영향으로 전체 사업비용도 커지고 있다. 인건비는 전체 사업비의 30%가량을 차지한다. 그 만큼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2011년 기준으로 강원랜드 전체 비용 지출액은 7620억 원 정도였다. 이후 인건비 상승 이슈와 맞물리면서 2015년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설립 후 가장 많은 1조 779억 원의 비용이 지출됐다.

강원랜드 측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내부 감사 자료를 검찰에 모두 제출했고 현재는 검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와야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용 비리 문제는 신임 문태곤 사장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랜드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문태곤 전 감사원 제2차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는 사안이고, 조사 결과에 따라 조직 구성원에게 직접 칼을 겨눠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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