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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실패의 민낯 '1500억 원금 손실' [강원랜드 시스템 부재 위기]①골프장·콘도 투자로 62% 날려, 매출총량제 규제 직면

박창현 기자공개 2017-12-22 10:46:52

[편집자주]

강원랜드는 국내 최초 내국인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다. 도박 중독 등 짙은 그늘이 우려됐지만 폐광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공익을 위해 정무적 판단을 내렸다. 설립 20년 째 강원랜드는 '시스템 부재'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채용 비리는 한 단면일 뿐이다. 시장형 공기업 전환과 매출총량제 강화 등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도 쏟아지고 있다. 대전환기를 맞은 강원랜드의 현주소와 과제들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0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행산업 이상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발표됐다. 카지노 사업을 영위하는 '강원랜드'가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내년부터 법 개정을 통해 '매출총량제' 위반 시 6개월 이내 영업정지나 영업이익 50%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강원랜드는 최근 4년 간 줄곧 매출총량제를 위반해 왔다. 초과 매출액만 4725억 원에 달했다.

그간 위반에 따른 처벌은 가벼웠다. 실제 강원랜드는 35억 원의 초과 부담금만 납부했다. 하지만 이제 영업을 멈추거나 수천억 원 대 과징금을 물어야만 한다.

매출 총량제 규제 탈피를 위한 대책은 간단하다. 전체 매출에서 카지노 비중을 줄이고 비(非) 카지노 부문 외형을 키우면 된다. 정부 규제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었던 강원랜드도 수년 전부터 신사업 투자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어왔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투자 전략과 자회사 관리 시스템 부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강원랜드는 올해 3분기까지 총 9개 기업에 지분 투자를 했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와 하이원추추파크, 하이원상동테마파크는 자회사로 두고 있고, 문경레저타운과 동강시스타, 대천리조트 등 기업들에는 30% 안팎 대의 지분을 출자했다. 태백관광개발공사에는 150억 원을 출자했다.

강원랜드

강원랜드가 신사업 법인에 투입한 금액은 자본금 2880억 원과 대여금 357억 원을 포함해 3237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대적인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투자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현재 투자금의 60%가 넘는 2026억 원이 손실 처리됐다.

먼저 3개 자회사가 투자 원금 손실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강원랜드는 2009년과 2010년 신성장 동력 발굴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하이원엔터테인먼트와 하이원추추파크, 하이원상동테마파크 등 자회사 3곳을 설립했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사업을, 하이원추추파크와 하이원상동테마파크는 골프장·리조트 운영사업을 담당했다.

강원랜드는 이들 자회사에 총 1821억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경영 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나같이 사업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 누적 손실액은 500억 원이 넘는다. 하이원추추파크와 하이원상동테마파크도 각각 238억 원, 344억 원의 손실이 쌓였다.

강원랜드는 현재 사업 실적 추이로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힘들다고 판단, 이미 1133억 원을 비용 처리했다. 1821억 원을 투입했지만 실제 회수 가능금액은 687억 원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예정된 실패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치밀한 사업성 검토 없이 지자체들의 요구에 따라 중구난방식으로 시설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 영월 상동테마파크의 경우, 4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지만 정식적인 오픈조차 하지 못했다.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과 운영 계획 수립 없이 추진된 선심성 투자의 폐해라는 지적이다.

투자 관계회사들도 애물단지다. 동강시스타는 강원도 영월군에 위치한 골프장 리조트 운영 업체로 강원랜드는 리조트 사업 다각화를 위해 총 199억 원을 출자했다. 같은 이유로 충청남도 보령시 소재 대천리조트에도 180억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동강시스타와 대천리조트 모두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설립 후 각각 403억 원, 187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투입 자금에 대한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하고 2014년 투자금을 모두 손실 처리했다. 여기에 상환우선주 대여금 357억 원도 모두 비용으로 털어냈다. 태백관광개발공사의 경우, 지난해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서 지분가치가 '0'이 됐다. 현재 투자 관계회사들은 회생절차 진행과 직영 운영 분쟁, 사업 전략 부재 등 악재 탓에 사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는 워터파크 개장과 자회사 정상화 노력을 통해 카지노 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모아 자회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또 내년 8월 워터파크가 개장되면 스키장, 콘도 등과 동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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