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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오너家 '내부거래+합병' 지배력 강화 공식 [오너십의 탄생]②넥센산기·넥센L&C 단기 급성장…합병으로 지분율 높여

임정수 기자공개 2018-02-22 08:26:07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9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과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부자는 그룹 내부거래와 합병 공식을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계열사 발주 물량을 오너가 지분이 많은 회사에 밀어주고 내부거래 이슈가 불거지면 지주사인 ㈜넥센 또는 주력 계열사인 넥센타이어와 합병했다. 넥센산기와 넥센L&C가 대표적이다.

넥센산기는 2014년 넥센타이어와 합병했다. 합병 전 넥센산기의 최대 주주는 지분 50.36%를 보유한 넥센이었다. 강호찬 사장이 49.57%로 2대 주주, 강병중 회장이 나머지 0.7%를 보유했다. 넥센 지분의 과반 이상(50.50%)을 강 사장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넥센산기는 개인 회사나 다름 없었다.

강 사장이 넥센산기의 지분을 확보한 것은 2010년 1분기다. 그 이후 창녕 공장을 가동하면서 가파르게 매출이 늘어났다. 넥센산기는 타이어 형상을 잡아주는 몰드 제조사로 제품 전량을 넥센과 넥센타이어에 납품해 매출을 끌어올렷다. 130억~16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2년에 358억원으로 점프했다. 영업이익도 15억원 수준에서 46억원으로 뛰었다.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100%에 달했다. 이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이슈가 제기됐다. 세법 개정으로 증여세 부담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 사장은 2014년 넥센타이어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강 사장은 합병 과정에서 넥센산기 지분을 넥센타이어에 현물출자하고 넥센타이어 신주를 교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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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감독원)

이 거래로 강 사장의 넥센타이어 지분율은 2.56%에서 3,29%로 늘어났다. 이는 향후 그룹 지배력 강화의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강 사장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넥센의 넥센타이어 지분율도 40.84%에서 41.30%로 늘어났다. 이 거래로 결국 강 사장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된 셈이다.

최근 넥센과 합병한 넥센L&C도 마찬가지 사례다. 넥센L&C는 지난해 11월 넥센으로 흡수됐다. 합병 전 강병중 회장이 40%, 강호찬 사장이 10%, 넥센타이어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너 지분이 50% 이상인 가족 회사나 다름 없었다.

넥센L&C는 2010년 출범해 그룹 계열사에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했다. 매출은 2010년 149억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 1237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억원 수준에서 57억원으로 불어났다.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꾸준히 80%를 넘었다.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으로 강 회장의 넥센 지분율은 6.97%에서 8.61%로 늘어났다. 반면 강 사장의 지분율은 50.51%에서 48.49%로 줄어들었다. 오너가의 넥센 지분율에 큰 변동 없지만 지분 승계 측면에서 보면 강 사장의 넥센 지분율이 떨어진 셈이다.

대신에 강 사장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넥센의 자산과 매출 등은 더욱 커졌다. 일정 수준의 내부거래를 유지하면서 지주사 덩치 키우기가 가능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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