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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어닝쇼크에 신용평가사 인내심 '한계 왔나' 적자 지속시 등급 하향 불가피…올해 1분기 실적 관건

양정우 기자공개 2018-02-22 13:46:27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1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KAI)가 연휴 전일 발표한 '올빼미 공시'에 신용평가사도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당초 공시로 예고한 실적보다 적자 폭이 2배 이상 급증했다. KAI의 실적을 기다리던 크레딧 업계에선 신용도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는 평가다.

KAI는 지난 14일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78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연간 영업적자는 1972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적자 규모는 지난해 말 공시를 통해 예고한 수치(919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이번 실적을 지켜본 국내 신평사는 크게 놀란 분위기다. 두 달 사이 급증한 적자의 배경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적자 실적의 원인이 일시적 이슈가 아닐 경우 등급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KAI측에선 이번 적자의 원인으로 수리온과 이라크 프로젝트에서 불거진 지체상금을 꼽고 있다"며 "일단 일회성 이슈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실적을 지켜보면서 회사측 해명을 확인해야 한다"며 "올해 4분기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면 등급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신평사는 지난해 KAI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AA-, 안정적',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NICE신용평가)는 'AA-, 부정적'으로 낮췄다. 납품비리와 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지면서 신용도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이후 비즈니스 측면에서 수주 위축이 현실화됐고, 수리온 관련 대규모 충당금과 지체상금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급격한 실적 악화는 자연스레 재무 안정성(지난해 3분기 말 차입금 1조 2560억원)을 약화시켰다. 차입구조의 단기화(8232억원)도 빠르게 진행됐다.

이들 신평사는 KAI의 등급을 조정하면서 향후 실적을 주시한다는 코멘트(Comment)를 빼놓지 않았다. 신평사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건 실적뿐이었기 때문이다. 'AA' 등급에 걸맞는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부정적 아웃룩은 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KAI는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거뒀다. 신용평가사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려가 깊어진 것이다. 신평업계에선 주요 프로젝트에서 자금회수가 지연될 경우 앞으로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KAI의 영업적자 수준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흑자 전환을 하더라도 2015~2016년 수준(3000억~4000억원)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AA급 등급은 이 시점을 기준으로 책정된 신용도"라고 강조했다.

국내 신평사는 일단 올해 1분기 실적을 지켜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즉각 신용도를 조정하지는 않겠지만 보수적 시각에서 실적 추이를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요 신평사는 등급하향 트리거로 △연결기준 영업이익 1000억원 미만 지속 △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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