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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을'의 설움 벗는다…밸류체인 '역전' 노림수 [CJ헬스케어 M&A]생산전담 최약자에서 최상단으로 이동, 수액제·연고제 사업 확장

이윤재 기자공개 2018-02-22 08:22:25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1일 10: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사업의 가치사슬 내에서 열위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가격 형성에 기여하는 바가 적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한국콜마가 지난해 투자설명서를 통해 회사 상황을 언급한 문장이다. 의약품 위탁 생산(CMO)을 주로 하는 한국콜마는 소위 '을'의 위치에 있었다. 제약회사들의 요구대로, 더욱이 주어지는 가격대로 의약품을 만들어 납품해야 했다. 생산량도, 규모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 언제든 계약 해지의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생산캐파를 늘려도 계약을 따내지 못하면 유휴시설이 된다. 약 절반 가량의 생산 캐파가 돌아가지 않는 상태다.

CJ헬스케어 인수로 이같은 위치가 단숨에 바뀌게 됐다. 직접 생산량을 조절하고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유휴 생산 캐파를 추가로 가동하게 된 것 만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1조 3100억 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인수 완료 시기는 오는 4월 6일이다. 한국콜마는 계약금으로 거래대금의 4%인 500억 원을 CJ제일제당에 지급했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인수로 노리는 건 제약산업 내 밸류체인 포지션 변화다. 한국콜마는 영업망 없이 CMO만 하는 이른바 '반쪽짜리' 제약사다. 신약개발은 전무하고, 일부 개량신약 정도만 연구개발(R&D)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CMO는 국내 제약사들이 대부분 벌이는 사업이다. 자체적으로 생산 및 판매를 하더라도 모든 약물의 생산라인을 갖추는데는 비용적 한계가 있다. 특허가 만료된 약물의 제네릭을 출시하는 경우 여러 제약사가 생산설비 공유로 인해 원가절감도 가능하다. CJ헬스케어도 이같은 측면에서 CM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콜마는 CMO 사업만 진행했다. 다른 제약사에 오더를 내릴 수 없고 오더만 받는 입장이다보니 밸류체인내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다.

CMO는 계약에 의한 위탁생산이 대부분이어서 고객사 이탈 리스크에 항상 노출돼 있다. 한국콜마는 자신들을 '광범위하게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대안이 없어 고객사와의 가격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자체 영업망을 확보하면 이같은 밸류체인 포지션을 바꿀 수 있게 된다. 더구나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제품군 중 CJ헬스케어가 하지 않았던 분야에 대해서는 신규 매출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게 피부 연고제다. 한국콜마가 아토피 치료제 등 피부질환 연고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당 제품군을 CJ헬스케어 영업망을 통해 전국에 공급할 수 있다.

수액제사업 확대도 맞물려있다. 한국콜마는 주사제, 수액제 사업 진출을 위해 공장을 증설했다. 자체적으로 영업 등을 고민하던 찰나에 CJ헬스케어를 인수하게 됐다. CJ헬스케어는 수액제 분야에서는 국내 탑티어로 꼽힌다. 이미 CJ헬스케어 수액제 공장은 생산캐파가 최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CJ헬스케어가 수액제 신규 매출처를 늘리고 자연스레 한국콜마가 납품하는 구조다.

한국콜마는 지난 3년간 550억 원을 들여 제약부문 캐파 증설에 집중했다. 고형제 생산능력이 확대와 무균제(주사·점안·수액제)의 대단위 생산 제형이 추가됐다. 이로인해 1500억 원대였던 캐파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4000억 원대로 불어났다. 이기간 매출액은 1600억 원대에 불과해 수주여력이 2000억 원 가량 존재하고 있다. 수액제 납품이 이뤄지면 수주 여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액제 자체 영업을 고민하던 한국콜마는 이 분야 1위 업체인 CJ헬스케어 인수로 해결될 것"이라며 "종합제약사로 탈바꿈해 한국콜마가 위치하던 밸류체인내 포지션이 완전히 역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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