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건설 핵심 이슈 '내부자금 유출' 제이알파트너스 M&A 직후 효림개발 자금대여…·엔에스엔 CB 5억원 투자
김경태 기자공개 2018-03-08 07:53:55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8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합병(M&A)에 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사건의 핵심에는 내부자금 유출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수자 측은 이사회를 장악한 후, 작년 11월 설립된 실체가 불분명한 신생업체에 25억원의 자금을 단기대여했다. 코스닥상장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도 투자를 결정했다.◇제이알파트너스, 효림개발에 25억원 대여
더벨이 확보한 대우조선해양건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전략적투자자 제이알(JR)파트너스는 작년 11월말 재무적투자자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Keystone PE)와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한 후 총 75억원을 납입했다.
그 후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작년 12월 26일 서울 중구에 있는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을 새롭게 꾸렸다. 한글랜상 대표를 비롯한 신규 이사 6명은 인수자 측에서 추천한 인물들이다. 키스톤PE 측은 이용재 이사(전 우리은행 근무) 1명이다.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된지 이틀만인 지난해 12월 28일,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자금이 외부로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사회는 '제3자에 대한 25억원 대여 건'을 결의했다. 제3자는 ㈜효림개발이라는 곳으로 그간 대우조선해양건설과 관련이 없었던 업체다. 효림개발이 설립된 날은 작년 11월 23일인데, 제이알파트너스와 키스톤PE가 합의서를 체결하기 4일 전에 만들어졌다. 자본금은 3억원에 불과하다.
효림개발에 대한 자금 대여 계약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과 효림개발이 체결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 따르면 대여일은 계약이 이뤄진 작년 12월 29일이고, 만기일은 올해 1월 5일까지였다. 효림개발은 대우조선해양건설에 만기일을 올 1월 12일까지 연장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고발장과 진정서 등에는 제이알파트너스 측이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과 이자 등을 치르기 위해 효림개발에 대한 자금대여를 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실제 제이알파트너스만 놓고 보면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위한 자체적인 자금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제이알파트너스는 한상엽 전 대표가 지분 45%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2015년 3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됐다. 같은해 9월 유상증자를 했지만 9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제이알파트너스가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다른 업체들의 자금이 들어왔다. 코스닥 상장사 인터불스는 올해 2월 26일 공시를 통해 ㈜닥터핏으로부터 '디에스씨(DSC)밸류하이1호' 지분 39.6%를 49억5000만원에 양수했다고 밝혔다. DSC밸류하이1호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다.
제이알파트너스는 인터불스의 최대주주는 아니다. 다만 올해 1월 31일 전환사채 매매에 따라 인터불스의 지분 4.62%를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애초 인터불스의 최대주주는 김태훈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리미트리스홀딩스였는데, 올해 1월 23일 차이나블루로 변경됐다. 차이나블루는 라움코퍼레이션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대표는 최광복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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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 보유 '엔에스엔 CB' 5억원 투자 결정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옛 에이모션)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올해 1월 12일 이사회를 열고 'CB 매매계약서 체결 추인의 건'을 처리했다. 전환사채매매계약서를 보면 계약 상대방은 코스닥 상장사 '화진'이다. 화진이 보유한 엔에스엔 제15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전환사채 5억원을 인수하는 것이다.
엔에스엔과 화진 모두 대우조선해양건설과 관련이 없었던 곳들이다. 제이알파트너스 측이 인수자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일부 연결고리가 생겼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사내이사인 한승일 이사는 엔에스엔에서 작년 1월초부터 사내이사로 있고 현재도 등기임원이다.
화진은 인터불스에 DSC밸류하이1호 지분을 넘긴 닥터핏과 관련이 있다. 닥터핏의 최대주주는 윤호빈 전 대표로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닥터핏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후 사내이사로만 남아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코스닥 상장사 화진의 사내이사로 있다.
이 같은 연결고리 때문에 업계에서는 인수자들이 세웠을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향후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남부지검이 단순히 대우조선해양건설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관련 업체들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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