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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사업자-인천공사 '동상이몽'…깊어가는 감정골 [면세점 엑소더스⑪]매출감소율 사업규모별 격차 4%p…'흑자부도' 우려감 높아져

노아름 기자공개 2018-03-21 08:35:23

[편집자주]

국내외 여행객의 관문으로 통하는 인천국제공항은 그동안 면세업계의 노다지 사업장으로 꼽혀왔다. 대다수 사업자가 출국장면세점 경쟁입찰에 뛰어들며 성장성에 베팅했다. 하지만 공사가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수차례 임대계약 변경을 거치는 동안 면세업계의 수익성 및 유동성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업권 반납 등 도미노 폐점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성장해온 면세산업의 명암과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0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1여객터미널(T1) 임대료 인하를 두고 인천공항공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소·중견사가 "공정경쟁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영업요율을 차등 적용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가운데 시설권자인 인천공항공사 측이 중견사가 제시한 면세점 계약변경안을 받아들일지 여부가 주목된다.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에스엠면세점, 엔타스듀티프리, 시티플러스, 삼익악기 등 T1에서 출국장면세점을 운영 중인 중소·중견 4사는 제2여객터미널(T2) 개항으로 인한 T1 임대료 조정안(27.9% 일괄 감액)에 동의할 수 없다는 공통의 입장을 최근 인천공항공사 측에 전달했다.

◇매출감소율 사업규모별 격차 4%p…'흑자부도' 우려감

중소·중견 4사의 요구사항은 △임대료 37.5% 인하 및 각 사별 객단가(구매전환율) 반영 △영업요율 대기업 대비 35~40% 차등적용 △영업지원시설(창고·사무실 등) 임대료 조정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중견면세점 관계자는 "중소·중견사는 T2 개항으로 인한 T1 실적 감소폭이 대기업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익을 내고 있어도 일시적 자금난으로 인해 흑자부도를 내기도 하는게 중소기업이므로 공사는 중견 면세사업자의 자금흐름을 고려해 합리적인 안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월대비 매출감소율은 중견사가 대기업보다 평균 4%포인트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시 말해 T2 개항으로 인한 타격을 대기업보다 중견사가 더 많이 받았다는 의미다.

지난 2월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3사는 전월대비 매출이 20.5% 감소했던데 반해 시티·에스엠·삼익·에스엠 등 중견 4사는 같은 기간 매출이 24.5% 뒷걸음질쳤다. T2 오픈으로 인해 대기업 3사는 지난 2월 전월대비 매출이 평균 1099만 9000달러(한화 약 117억 6000만원) 줄었고, 중견 4사는 평균 120만 6000달러(한화 약 12억 9000만원) 감소했다.

면세점 11편 시각물
<출처: 면세업계>

이외에도 면세산업은 애초에 중소·중견사가 대기업과 대등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며, 입찰 당시 대기업사업자와 중소·중견사업자를 분리해 심사했던 것처럼 입점 이후에도 사업 규모별 영업요율을 차등 적용해 자본력 열세에 있는 중소·중견사의 사업 지속을 가능케 해야한다는 의견도 면세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중견사는 사업자의 경영능력을 평가 받는 특허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제한적 경쟁을 벌인다. 이는 면세업 독과점을 막기위해 중소·중견사에 일정 비율 이상의 특허권을 부여해야하는 관련법에 따른다. 관세법 및 관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중견기업 중 특허를 획득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자에게 보세판매장 총 특허 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부여해야 한다.

특허권 심사 과정 또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가능케하도록 설계됐다. 입찰을 희망하는 사업자는 재무건전성 등 보세판매장 운영과 관련한 경영 능력을 관세청 및 시설권자에 제출하게 되는데, 이때 평가주체는 입찰 사업자를 사업 규모별로 나눠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 상품 및 브랜드 구성 계획 등을 평가한다.

◇깊어가는 감정골…면세업계, 공사 면담제안 '거절'

인천공항공사는 추가 협의를 통해 임대료 인하 합의점을 도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공사가 중견사의 재무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일부 기업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중소·중견기업이 제시하는 37.5% 인하 및 차등영업요율 등은 납득할만한 자료에 기반한 수치가 아니다"라며 "T2 오픈 이후 약 한 달 동안 T1의 매출감소율은 19.2%이며 이는 여객감소율 26.4%보다 적어 항공사 이전에 따른 면세사업자들의 우려는 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사는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기보다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등 감정적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며 "대기업은 사업 시작 전 보증금을 현금으로 납부한 반면, 공사는 중견사가 보증보험 등을 활용해 보증금을 증권으로 납부가능토록 허용해 중소·중견사의 자금사정을 감안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면세사업자와 인천공항공사 측의 감정의 골은 깊어가고 있다. 오는 21일 인천공항공사 청사 앞 집회를 예고한 중소·중견 4사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측은 시위에 앞서 면담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중소·중견 4사 대표이사들은 제안시점 및 공사 측 의도에 의문을 표하며 공사 측 요청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견면세점 관계자는 "앞서 중소·중견 4사의 입장을 담은 공문을 공항공사에 발송했으나 공사가 이에 대한 회신없이 직접 만나자고 요청했다"며 "이는 시위 무력화 내지는 공사가 면세기업 설득에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줄 수 있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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