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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묻지마 투자' 유감 [thebell note]

김성미 기자공개 2018-04-13 08:07:3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2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 가상현실(VR) 테마파크, 5G 자율주행차, 기가 사물인터넷(IoT), 공유자전거와 빅데이터, 블록체인사업…

KT가 뛰어든 신사업들이다. 제4차산업혁명 도래에 맞춰 탈통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무선 사업의 성장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이다. KT의 신사업은 국내 이통사는 물론 다른 ICT 업체들도 주목하고 있는 사업인 것은 명백하다.

문제는 시류에 편승해 백화점 나열식으로 이곳 저곳에 뛰어드는 점이다. 굵직한 성과를 내며 새 캐시카우로 키워가는 사업도 있지만 부진한 성과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사업도 있다.

KT가 지난해 6월 출시한 클립카드가 대표적이다. 클립카드는 신용·체크·멤버십 카드 등 최대 21장의 카드를 한 장에 담아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단점을 보안한 실물 카드 형태인데다 여러 장의 카드를 하나에 담을 수 있어 출시 초반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제휴가 맺어진 카드사가 많지 않은데다 삼성페이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굳이 단말기를 새로 구매할 의지가 없는 탓에 시장의 냉대를 받고 있다. 단말기 연구개발, 업체 간 서비스 제휴, 대대적인 마케팅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지난해 출시한 서비스 중 가장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KT가 자체 모바일 메신저로 출시한 올레톡도 유사한 사례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 확대로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카카오톡에 밀려 2년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했다. 증강현실(AR) 게임 올레 캐치캐치는 포켓몬고보다 5년 전 출시됐지만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통신사지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메신저 앱뿐만 아니라 게임까지 직접 개발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 ICT 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에 따른 효율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KT가 주인 없는 회사다 보니 신상필벌에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패한 사업에 대한 뼈아픈 성찰이 없다는 것이다. KT가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신사업 방향성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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