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골프존, 빠른 성장 속 진통도…공정위와 '악연' [스크린골프 시장 점검]①시뮬레이터 판매업에서 프랜차이즈로 전환…2014년·2018년 두차례 제재 받아

이정완 기자공개 2018-11-14 08:30:00

[편집자주]

스크린골프 산업은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겼던 골프를 대중 스포츠로 확산시킨 신산업이다. 골프존을 시작으로 10여개 회사가 진출해 시장을 형성했다. 스크린골프 시장은 최근 10년 간 2조원 규모로 커졌다.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보인 반면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크린골프 사업의 현 주소와 미래 전략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7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존은 스크린골프란 신산업을 만든 회사다. 드넓은 야외에서만 가능했던 골프를 실내로 끌어들여 사시사철, 날씨와 기후, 장소에 상관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스크린골프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상류층의 전유물이란 수식어가 무색하게 골프를 대중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엔 성장통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장 점주와 갈등, 가맹사업에 대한 공정위 제재 등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골프존은 빠른 성장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에도 변화를 줬다. 초기엔 시뮬레이터를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 위주였고 최근엔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전환을 했다.

직접 판매 방식 시절엔 제품 끼워팔기 혐의로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결국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직판매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프랜차이즈 형태의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번에 비가맹점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불거졌다. 빠른 성장이 불러온 성장통이라 볼 수 있다.

◇ 빠른 성장, 예상치 못한 잡음…점주와 갈등의 연속

골프존은 GM과 삼성전자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김영찬 회장이 은퇴를 고민하던 50대에 설립한 회사다. 김 회장은 1977년 GM코리아에 입사해 브레이크 시스템을 연구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느껴 3년 후 삼성전자로 이직했다. 삼성전자에서 15년 넘게 일하며 시스템 사업부장까지 맡았다가 1993년 퇴직 후 개인 사업에 나섰다. '영밴'이라는 음성사서함(VMS) 서비스였다. VMS 서비스를 정리하면서 김 회장은 새로운 사업을 준비했다. 자신의 엔지니어 경력을 살려 좋아하던 골프와 정보통신·네트워크 서비스를 결합한 시뮬레이터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2000년 5월 세워진 골프존은 이렇게 시작됐다.

골프존은 2002년 1월 골프존 P를 출시해 당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후 이듬해 20억원, 2005년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창업 초기 전국 3000개 실내 골프연습장에 2대씩 팔 계획을 세웠으나 골프존 시뮬레이터(GS)는 한 연습장 당 5~10대씩 판매됐다. 전국에 '골프방'이 유행하며 골프존 매출은 2008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골프존 실적

골프존의 초기 사업 모델은 시뮬레이터 판매였다. 골프존은 GS를 점주에게 판매만 할 뿐 가맹 사업을 하지 않았다. 초기 투자 비용도 부족했고 관리여력도 없었다. 골프존 측은 "워낙 소규모로 설립한 회사로 초기 가맹사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골프존은 전국 4대 권역에 유통을 맡을 법인과 계약을 맺고 시뮬레이터를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다.

가맹사업이 아닌 덕에 누구든지 골프존 GS를 살 수 있었다. 지역에 상관없이 설치하면 영업을 할 수 있었다. 한 건물에 스크린골프장이 2개가 넘는 경우도 허다했다. 상권 관리가 안되는 것이 문제였다. 점주들과 골프존 사이의 갈등은 그 인기만큼 빨리 찾아왔다. 점주들은 가맹점처럼 지역을 분배해줄 것을 요구하고 관리해줄 것을 요구했다. 골프존이 2008년 일부 코스를 제외하고 코스 유료화를 단행하자 반발이 극에 달했다. 골프존은 고객이 게임 시 지불하는 비용이라고 설명하나 점주는 사실상 자신들이 부담하는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점주들과 갈등이 심한 와중에 골프존의 성장을 계속 됐다. 골프존 매장은 2008년 1465개에서 2011년 4209개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2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91.4%에 달했다. 점주들이 골프존 시뮬레이터로 여전히 이익을 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골프존이 패착을 둔 것은 2009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프로젝터 묶음 판매였다. 스크린골프 특성상 스크린에 영상을 투영시킬 프로젝터는 필수품이다. 프로젝터는 당시 인터넷 최저가로 175만원이었다. 골프존이 판매하는 묶음 상품은 275만원이었다.

결국 공정위가 골프존의 프로젝터 끼워팔기를 불공정거래라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43억원을 부과했다. 골프존은 공정위 제재 후 취소 소송을 청구했다. 이후 2014년 서울고등법원은 골프존의 거래강제 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과징금 납부 취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도 최종 무효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골프존과 공정위의 악연은 지속됐다.

◇ 골프존, 첫 제재 후 가맹사업 구상…또 다른 제재의 씨앗

골프존 스크린골프장은 2013년 4972개 매장 수를 기록한 후 2014년 4950개, 2016년 4817개로 5000개 매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점주와의 갈등이 심해지고 다른 골프시뮬레이션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골프존은 가맹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골프존은 2016년 8월부터 '골프존 파크'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가맹사업자가 되면 가맹사업본부의 수퍼바이저 컨설팅을 받아 매장 개설 및 서비스 제공에 편의를 받으며 GS 관리와 A/S에도 일정 혜택을 얻는다. 초기엔 가맹점을 관리할 여력이 없었으나 이젠 노하우와 자본력도 갖추게 됐다.

초기 가맹비·교육비·행정비를 포함한 가맹금은 1500만원이었으나 골프존은 가맹 초기 면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현재도 가맹비는 면제다. 골프존은 가맹비를 받지 않고 있지만 매장 관리 및 상권 보호의 의무를 진 것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점주 단체와 8차례 회의를 거쳐 사업을 구상했다"며 "가맹사업이 수익을 내려는 사업이라기 보다 상권을 보호하고 적정 게임 가격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갈등은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골프존은 2016년 7월 신제품 골프존 투비전을 출시한 후 가맹점에만 이를 공급했다. 올 7월 출시한 투비전 플러스도 가맹점에만 판매했다. 골프존은 투비전 제품을 가맹점용 제품이라고 칭한다. 비가맹점에는 2014년 출시된 골프존 비전 플러스 제품까지만 공급했다. 현재는 비가맹점용 비전 제품을 단종시켜 신규 창업 희망자는 가맹점 영업만 가능하다.

스크린골프 사업 특성 상 신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제품으로 플레이하는 비율이 급감한다. 공정위는 지난 10월 비가맹점을 차별한 골프존에 신제품 공급명령 및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 조치를 내렸다.

골프존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가맹사업용 제품과 유사한 신제품을 최소비용으로 공급하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의결서를 전달받은 후에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 조치에서 신제품 공급 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골프존의 시장 점유율이 60%선으로 물러나 시장 독점 지위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을 빼앗긴 것이 오히려 득이 된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