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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실세 없는 웅진…인수도·매각도 '파격' ㈜웅진 등 핵심 라인에 재무통 없어…조기 대응엔 '긍정' 평가

김장환 기자공개 2019-07-03 09:29:05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4: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품에 안은 지 3개월 만에 시장에 다시 내놓은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재무 전략의 부재'가 낳은 결과란 평이 나온다. 코웨이 재매각은 기본적으로 자금의 조달과 운용,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해 비롯된 '패착'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3개월만에 재매각 카드를 꺼낸 것은 재무 리스크에 대한 과감한 의사결정의 단면을 보여준다.

금융권에서는 웅진그룹 내 재무라인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었다면 코웨이 인수 자체를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웨이 인수시 과도한 차입금 조달 등을 이유로 신용평가사가 지속해 등급 하향 경고음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어붙인 게 발목을 잡았다. 실제 지주사 ㈜웅진과 코웨이 인수 주체인 웅진씽크빅 임원 가운데 '재무통'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반면 서둘러 코웨이를 다시 시장에 내놓기로 한 것은 뒤늦게나마 재무 전략 차원에서 잘한 결정이란 평가가 가능하다. 자칫하면 그룹 전체로 번질 수 있었던 유동성 위기를 서둘러 진화할 수 있게 된 결정이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이 2012년 보여줬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웅진의 임원 명단을 살펴보면 재무 분야를 맡고 있는 인사는 윤영근 경영지원본부장(전무) 한 명 뿐이다. 1966년생으로 부산상고를 졸업한 그는 웅진코웨이·웅진·웅진씽크빅 등 계열사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올 3월 지금의 자리로 왔다.

웅진그룹이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인수를 협상하던 시기에 ㈜웅진 재무부서 전면에 서 있던 인사는 또 다른 인물이다. 당시 경영지원본부를 이끌고 있던 인물은 박영익 전 상무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박 전 상무보는 신승철 대표이사(부사장)와 이수영 대표이사(전무), 윤새봄 사업운영총괄(전무), 안지용 기획조정실장(전무)와 함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었다.

1967년생으로 경희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박 전 상무보는 웅진북센을 거쳐 2001년 ㈜웅진으로 왔고 이후 경영지원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등기임원으로 올라 있는 다른 인사들의 담당업무를 볼 때 박 전 상무보가 사실상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박 전 상무보는 당시 이사회 보드멤버 중 직위가 가장 낮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를 두고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 만한 인물로 보기는 어렵다. 올 3월 자리를 물려받은 윤 전무보다도 낮은 직위다.

㈜웅진의 재무 임원은 지난해 10월 코웨이 인수 본계약을 맺기 전이나 지금이나 한 명 외에 찾아볼 수 없다. 이외에 그나마 재무 및 자금 분야에 정통할 것으로 보이는 인사는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김종식 전무 정도다. 다만 김 전무가 ㈜웅진에서 맡고 있는 분야는 재무가 아닌 감사다.

코웨이 인수 주체인 웅진씽크빅은 재무 전담 임원을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웅진씽크빅 상근 임원은 총 6명으로 이재진 대표이사(전무), 강윤구 미래교육사업본부장(전무), 김정현 단행본사업본부장(상무), 최일동 교육문화사업본부장(상무보), 최삼락 IT개발실장(상무보), 박영배 감사 등이 있다.

학습지 회사란 점에 걸맞게 관련 부문에 초점이 맞춰진 직무 담당 임원들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대표이사 선에서 재무까지 챙기며 상무급 이하 실무진에서 재무전략을 직접 컨트롤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는 재무 전략 차원에서 실행 가능 유무 판단보다 고위 임원의 의지에 치중해 이뤄진 거래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웨이 인수 후 재매각은 웅진그룹의 의사결정 전권이 일방향으로 쏠려 있어 발생한 실수였다는 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내부에서 예상한 인사들이 분명 있었을 것이고, (코웨이 재매각을 결정하게 된) 웅진에너지 회계감사 의견거절 사태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재무라인의 미스라고 봐야 한다"며 "과거 STX 사태 등을 보면 시장에서 경고음을 내는데 영업라인 쪽 의견을 재무라인에서 누르지 못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코웨이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처럼 지지부진 시간을 끌지 않고 서둘러 재매각을 결정한 건 잘 한 일이란 업계 판단도 있다. 웅진그룹은 웅진폴리실리콘, 웅진에너지 등 태양광 사업체들의 경영난으로 2012년 위기를 겪었다. 당시 시장 가치가 컸던 자산은 사실상 코웨이 뿐이었고, 웅진그룹은 이를 지키려다가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결과는 잘 알려져 있듯이 ㈜웅진 법정관리와 코웨이 매각으로 끝을 맺었다.

웅진그룹은 이번에도 코웨이를 마냥 지키려고 했다면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회계 감사의견 거절로 웅진에너지는 최근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이유로 ㈜웅진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조정했다. ㈜웅진은 당장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2000억원대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회사채가 투기등급으로 조정된 상태여서 차환 발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 코웨이 재매각은 뒤늦게나마 재무전략적 차원에서 합리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의 경험이 합리적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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