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이합집산]국적선사 '맏형'으로 부상하는 장금상선해운업 위기에도 나홀로 영업익 달성…흥아해운 흡수, 재무여력 우수
고설봉 기자공개 2019-08-29 08:54:12
[편집자주]
장기화되는 해운 불황 속에 해운사 이합집산의 움직임이 다시 감지되고 있다.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온 글로벌 선사들에 대응한 국내 선사들 사이의 뒤늦은 통합 논의다. 국내 대표선사인 한진해운이 파산하는 사태를 겪으며 한국 해운업계는 큰 지각변동을 치렀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운업 경쟁력은 뒷걸음질하고 있다. 깊어지는 불황 속에 해운업종의 뚜렷한 바닥탈출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더벨이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해운업계의 이합집산 현황과 해운사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15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의 법인 분할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컨테이너부문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었다. 국적 선사들에 대한 구조조정 및 지원 일환으로 설립된 한국해운연합(KSP)은 출범 약 1년 반만에 첫 결실을 볼 예정이다.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장금상선은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적 선사들의 맏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장금상선은 KSP 주도로 진행된 국적 선사 이합집산의 중심에서 구조조정을 주도해 왔다. 흥아해운 컨테이너부문과의 1대 1 통합도 주도권을 가지고 결국 성사시켰다.
장금상선이 국적 선사 맏형으로 올라설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해운업계에서는 한중항로를 기반으로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쌓아온 영업력을 장금상선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꾸준히 매출을 불리고, 이를 다시 선박과 항만 등 인프라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실제 장금상선은 꾸준히 사세를 불리며 고속 성장했다. 특히 2010년대로 들어서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대형화, 국제 운임 하락 등 국적선사들이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장금상선의 진가가 발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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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장금상선은 매출 8106억원, 영업이익 453억원, 순이익 4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장금상선과 자회사인 한성라인, 부산항터미널 등 컨테이너선을 통해 해상운송업과 화물하역업을 하는 법인 7곳이 이뤄낸 실적이다. 당시 장금상선이 거둔 영업이익률은 5.59%로 국적 선사 중 최상위권에 속했다.
이후 2016년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거쳐 파산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장금상선은 나홀로 성장했다. 국적 해운사의 잇따른 파산 등으로 해운업 경기가 얼어붙고, 외국적 해운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일부 하락했지만, 손실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2016년 장금상선은 영업이익률 3.59%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장금상선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장금상선은 연결 기준 매출 1조3362억원, 영업이익 523억원, 순이익 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3.91%를 기록,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적 상승세와 더불어 재무구조 개선에도 성공했다. 지난 6월4일 금융감독원은 빚이 많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를 평가받아야 하는 기업집단 30곳을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주채무계열에 새로 편입됐고, 장금상선은 제외됐다. 국적 선사를 대표하는 현대상선과 장금상선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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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계열은 금감원이 매년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일정금액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선정하는 제도다. 2018년 말 현재 대출·지급보증 등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1조5745억원 이상인 계열기업군이 선정됐다.
장금상선도 한 때 과도한 부채로 인해 주채무계열에 포함됐다. 2015년 장금상선 및 35개 계열사에 걸쳐 신용공여액 1조2727억원을 넘어서면서 주채무계열에 편입됐다. 기준이된 2014년 말 장금상선은 선박투자 등으로 인해 부채가 늘었다. 당시 총차입금은 6016억원, 금융리스부채는 3685억원으로 장금상선이 지고 있던 부채만 9701억원이었다.
이후 계속된 영업이익 달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선박금융 상환, 시설자금 외에 시장성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장금상선은 지난해 말 리스계약에 따른 금융리스부채를 548억원으로 줄였다. 다만 시설자금 등 자금수요에 따른 단기차입금 증가로 총차입금은 9159억원으로 일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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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장금상선의 재무구조는 여타 선사들에 비해 우수하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 236.97%를 기록했다. 합병 대상인 흥아해운이 지난해 말 998.73%의 부채비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흥아해운은 한중항로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영업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세를 불려왔다"며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선박, 항만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차입금 등 재무구조 관리에도 신경을 쓰면서 해운업 불황을 잘 견뎌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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