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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삼성전자 50년]컨트롤타워, 비서실서 'TF·이사회'로 분산④쪼개진 의사결정 기구, 계열사 자율경영 강조…조직 인력변화 뚜렷

김슬기 기자공개 2019-11-04 08:24:38

[편집자주]

삼성전자는 이병철 선대 회장의 1968년 전자산업 진출로 탄생한지 이제 '50돌'을 맞이했다. 일본산 전자 부품을 단순 조립해 국내에 팔던 일개 회사에서 독자기술로 세계 시장을 누비는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성장했다. 엄청난 진보를 이룬 만큼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는 다양한 데이터 변화들을 갖고 있다. 각종 지표들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지난 50년간 변화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1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6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삼성전자는 현재 10만여명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그 사이 연매출 244조원, 영업이익 59조원에 달하는 한국 대표기업이 됐다. 삼성을 이끈 힘은 어디에 있을까. 삼성의 역사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각 계열사의 핵심정책을 총괄해온 컨트롤타워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미래전략실은 1959년 고(故) 이병철 명예회장의 삼성그룹 내 비서실을 모태로 한다. 비서실에서 시작된 조직은 1998년 이건희 회장이 취임하면서 구조조정본부로 바뀌었고 이후 전략기획실에서 미래전략실로 변경됐다. 지난 2016년 이재용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미래전략실 해체를 선언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가 사라졌다.

이후 각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진행하고 있고 삼성전자에는 사업지원TF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곧 과거의 비서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EPC경쟁력강화, 삼성생명의 금융경쟁력강화TF가 이면에서 이를 조력 중이다. 과거 비서실 1개 기구에 집약됐던 의사결정 구조가 이제는 수개 기구로 나뉘어 있는 모양새다.

◇'재계의 청와대' 삼성 비서실 탄생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1959년 5월 고 이병철 명예회장의 비서실에서 시작됐다. 이 전 회장은 회사의 규모가 커지자 계열사 관리를 분산한다는 차원에서 비서실을 만들었다. 처음엔 삼성물산 내 조직으로 출발했고 당시 조직내 인력은 20여명 정도였다. 초대 실장은 당시 총무과장이던 이서구 씨였다. 그는 당시 제일제당, 중앙개발 대표이사를 거쳐 삼성문화재단 이사를 끝으로 삼성을 떠났다.

삼성전자 컨트롤타워

비서실이 존재감을 떨치게 된 시점은 1970년대 들어서다. 삼성의 조직 규모가 급팽창하면서 비서실의 기능이 확대됐다. 특히 1978년부터 1990년까지 10년 넘게 비서실을 이끈 소병해 비서실장 체제 하에서 조직 규모는 15개팀, 250여명까지 확대됐다. 36살의 나이에 실장 자리에 오른 소 실장은 이 전 회장의 최측근이기도 했다.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 덕에 조직은 인사·재무·감사·기획·국제금융·홍보 등을 아우르게 됐다.

오늘날의 삼성전자를 있게 했던 반도체 사업은 이병철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의중이 강했으나 이를 가능하게 했던 곳은 비서실이었다. 1982년 2월 8일 '도쿄 선언'으로 반도체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이병철 회장은 당시 부천공장을 대체할 반도체 공장 부지를 직접 물색했을 정도로 반도체 사업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병철 회장은 국내외 지질·수질 전문가들과 헬기를 타고 조사한 끝에 기흥지역을 최종적으로 낙점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 작고 후 이건희 회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건희 회장 경영권 승계작업 등을 도맡아했지만 그룹 내 존재감이 컸던 탓에 불편한 동거가 이어졌다. 소 실장은 이 회장 취임 후 3년간 비서실장을 이어갔지만 1990년 삼성생명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삼성화재 고문을 맡다가 2005년 작고했다. 소 실장의 퇴임 무렵 비서실 규모는 100여명까지 축소됐다.

비서실에 일대 변화가 있었던 시점은 1998년이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으며 '상시 위기 경영 체제'를 선언했고 비서실을 해체하고 구조조정본부가 탄생했다. 2005년 삼성X파일 사건으로 인해 구조조정본부 기능이 축소됐고 2006년 전략기획실로 탈바꿈했다. 핵심인물은 이학수 전 부회장이었다. 20여년 동안 비서실장과 구조조정본부장,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삼성특검'으로 2008년 4월 전략기획실이 해체됐다.

2년 뒤인 2010년 미래전략실이 탄생했다. 삼성의 중장기 투자와 미래먹거리 발굴 등을 위해 전략·기획·인사지원·법무·커뮤니케이션·경영진단·금융일류화지원팀 등 7개 팀, 약 200명 규모의 대규모 조직이 만들어졌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은 그 해 12월 미전실 해체를 약속했고 2017년 3월 공식적으로 해체됐다.

◇ 200명→40명 조직으로 축소…이사회 역할 강화

현재 삼성그룹을 아우르는 공식적인 컨트롤타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이를 대체하고 있는 게 사업지원TF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2017년 말 삼성전자 내에 만들어졌다. 전략, 기획과 인사지원팀의 역할을 담당하며 최소한의 인력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과 안중현·최윤호·김홍경·이승욱 부사장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임원은 총 14명, 직원은 40명 정도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면서 삼성전자 이사회의 역할이 커졌다.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이사회의 전폭적인 쇄신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내이사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을 이사 모두가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이사회 멤버 추천 과정도 투명화했다. 이사회 산하에는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등이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삼성전자 이사회는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이상훈 의장을 중심으로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6명으로 이뤄졌다. 다만 사내이사였던 이재용 부회장 임기가 지난 10월말로 종료되면서 이사회는 10명으로 당분간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은 미전실 출신으로 신규사업 발굴 등을 해왔던 인물이다. 삼성 내에서 대표적인 재무·전략통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경리팀,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임원,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 임원, 미래전략실 전략1팀 사장 등을 거쳤다. 이 의장을 이사회 수장에 앉힌 것 자체가 미전실 해체 이후 이사회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일이란 평이다.

삼성전자 이사회
*파란색= 임기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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