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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 삼성전자, 고민 깊어지는 생명·물산 생명, 보험업법 개정시 지분 20조 어치 팔아야…삼성물산 취득 '불가능'

김슬기 기자공개 2020-01-13 08:22: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갱신함에 따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상승할수록 향후 보험업법 개정안과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큰 폭으로 축소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물산이 금융계열사로부터 전자 지분을 취득하거나 시장에서 직접 취득하는 것 역시 부담일 수밖에 없다.

1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은 5억815만7148주다. 우선주는 4만39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가진 지분율은 8.51%(보통주 기준)로 특수관계자 중 최다출자자이다. 삼성화재는 1.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 지분율은 21.23%이다.


지난 9일 삼성전자는 1975년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보통주는 5만8600원(액면분할 전 기준 293만원), 우선주는 4만8400원(242만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8일 삼성전자 4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예상된데다가 전일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 출범을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주가 상승 요인이 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50조원까지 커졌다.

삼성생명이 가진 보통주 지분 가치는 29조7780억원이며 우선주 지분 가치는 21억원선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에 투자한 것은 1980년 이전으로 최초 취득금액은 5444억원, 3100만원이다. 지분 투자 40여년만에 55배, 68배 시장가치가 커진 것이다. 삼성화재가 가진 지분가치는 5조원대를 넘어섰다. 최초취득금액은 775억원이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국내 증권시장 전반과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지만 지배구조 재편을 끝내지 못한 그룹 입장에서는 부담요인이다. 현재 삼성그룹 내 최상위 지배회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지분을 각각 19.34%, 5.01%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 지배력은 높지 않지만 삼성생명을 통해 지배력을 높였다.

삼성그룹은 2013년부터 진행해온 사업정리와 지배구조 개편 작업 등을 통해 삼성전자 중심의 전자부문과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 부문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했고 2018년에는 삼성SDI(2.11%), 삼성전기(2.61%), 삼성화재(1.37%) 등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하면서 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일단락지었다. 하지만 금산분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여전한 변수로 남아있다.

현재 보험업법 제106조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대주주 및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주식소유 합계액을 자본총계의 60%로 제한하고 있다. 만약 자본총계 60% 금액이 자산총계의 3%보다 큰 경우에는 자산총계에 맞추도록 하고 있다.

2019년 3분기말 삼성생명의 자본총계는 37조5670억원이며 자산총계는 306조8654억원이다. 자본총계의 60%는 15조8000억원선이며 자산총계의 3%는 10조6016억원이다. 결국 삼성생명의 투자한도는 10조6000억원선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자산총계의 3%는 2조557억원, 자본총계 60%는 870억원이다. 삼성화재 투자한도는 870억원 이다.

지금까지는 취득원가 기준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보험업법 개정안은 해당 기준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전히 해당법안은 국회 계류 중이지만 통과할 경우 삼성생명은 20조원에 가까운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분율로 따지면 3%까지 낮춰야 시가 10조원에 가까워진다. 화재의 경우 5조원대의 지분을 팔아야 한다. 향후 강화된 금융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는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사실상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지주사로 올리는 방안도 불가능하다. 현재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5.01%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가 상장사인 자회사 지분은 20% 보유해야 한다. 삼성물산이 추가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분 15%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50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삼성물산의 자기자본은 24조원선이고 자산도 43조원에 불과하다. 현금성자산은 2조8000억원이다.

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주가 상승을 떠나서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전자의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떤 방안을 통해서도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보는 쉽지 않다"며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이 가진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데 처리 방안이 곤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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