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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공간 늘어나는 학교·호텔, 개발 아이디어 무궁무진 [부동산 컨버전 시대]포스트 코로나 대비 디벨로퍼 중심 용도변경 부각

신민규 기자공개 2020-06-26 13:30:59

[편집자주]

국내 디벨로퍼(developer) 업계에서 용도변경(컨버전, Conversion)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지엽적인 의미의 용도전환에서 나아가 기능을 상실한 노후공간을 필요에 따라 새롭게 탈바꿈하는 현상 자체를 아우른다. 도시개발 역사가 선진국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급격한 인구감소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tact) 소비, 재택근무 증가는 도심 공간의 기존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정부가 천편일률적으로 용도지정을 하던 낡은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디벨로퍼 사례를 중심으로 '컨버전' 아이디어의 격랑 속으로 들어가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3: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일련의 현상은 국내 디벨로퍼(developer)가 학교와 호텔같은 시설도 용도변경 대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학교의 경우 지식습득과 네트워크 확대라는 순기능이 이전보다 쇠퇴했다는 지적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빈 교실을 테라스 등 야외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호텔시설은 개발 업계에서 근본적인 고민에 휩싸여 있다. 시설이 노후화된 건물은 주거시설로 빠르게 변모하는 한편 신축급 건물은 위기시 내수고객을 확보하는 방안을 두고 골몰하고 있다. 일부 공간을 캐릭터화하는 등 콘텐츠를 입히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벨로퍼와 부동산 운용사는 중소규모 호텔을 대상으로 싸게 매입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대학원을 다니는 개발인력 사이에선 최근 '자퇴생'이 공공연하게 늘어나고 있다. 디벨로퍼를 비롯해 부동산 자산운용사 등에서 내로라하는 인력들이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모였는데 코로나19로 결석률이 늘어난 탓에 등교의 의미를 찾지 못한 셈이다.

학교시설은 컨버전(용도변경)의 예외지대로 통했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식습득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고 지금처럼 오프라인 접촉이 힘든 상황이 발생하면 네트워크 확보 기능도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디벨로퍼 업계에선 빈 교실이 장기화되면 야외시설같은 다른 용도로 변경될 가능성을 점쳤다. 외부에서 확보하기 힘든 야외정원을 학교 내에서 늘려갈 수 있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최근 국토교통부 심포지엄에 나서 "온라인 수업 증가로 늘어난 학교의 빈 교실도 향후에는 쾌적한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테라스와 같은 야외시설로 일부 용도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에 대해선 디벨로퍼 사이에서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대형 호텔과 달리 전국에 퍼져있는 중소형 호텔은 객실가동률이 미미한 상황이 오래됐다. 사드(THAAD) 사태에 이어 잇따라 변수에 노출된 탓에 외국인 수요만 기다리는 기존 형태보다 내수비중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호텔 영업실적 저하는 대형 건설사 자회사 조차도 극복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우건설의 완전 자회사인 대우송도호텔은 5성 등급을 받은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실적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6년 매출 307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275억원까지 둔화됐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은 61억원이었지만 올해 40억원으로 33% 줄어들었다. 최근 재무구조 개선 목적의 자금을 모기업으로부터 수혈받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완전 자회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역시 실적 부진폭이 컸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메종글래드제주호텔을 비롯해 글래드호텔여의도, HIEX을지호텔, 항공우주호텔, 글래드라이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진 매출 1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외형이 확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31% 줄어든 145억원에 불과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30억원, 당기순손실은 27억원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익성이 악화된 낡은 호텔의 경우 주거시설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국내 최대 디벨로퍼인 MDM이 서울 광진구 광장동 일대 위치한 한강관광호텔을 인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매매가격은 1850억원으로 최저입찰가로 제시됐던 14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MDM은 주거시설로 바꾸기 위한 인허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삼성 그린그래스 관광호텔은 롯데건설이 주거용 오피스텔로 바꾼 예다. 과거 30년간 10층짜리 관광호텔로 운영되었던 곳이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18층짜리 주상복합시설로 용도변경을 택했다. 영동대로 남단 교차로에 있던 엘루이호텔도 고급빌라인 '더 펜트하우스 청담'으로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이 사들인 부지로 20층짜리 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비교적 신축급인 호텔의 경우 콘텐츠를 새롭게 입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내부공간 자체를 캐릭터화하거나 용도를 아예 바꾸는 방안으로 개발 컨셉을 잡고 있다. 일부 부동산 자산운용사는 외국계 투자자와 함께 저가에 중소형 호텔을 사들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사드사태로 휘청인 이후 이번 코로나19로 매출이 크게 저하됐고 한번만 더 위기가 오면 버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형성돼 있다"며 "외국계 투자자 입장에선 저가매수 기회라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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