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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코스피 상장사]2세 박제완 이사, 엔케이 지배력 강화 '대관식 초읽기'③더세이프티 동원 대주주 등극, 2019년 경영 참여…특관 내부거래 흑자 경영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2-03-02 07:50:49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3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엔케이'의 지배구조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창업주 박윤소 회장이 전문경영인체제를 앞세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아들 박제완 이사가 비상장법인 '더세이프티'를 활용해 엔케이 최대주주 지배력을 확보했다. 관계사들이 나눠 들고 있던 엔케이 지분도 모두 더세이프티로 이관됐다. 박 이사의 대관식만 남았다는 평가다.

1980년 설립된 남양금속공업사를 모태로 한 '엔케이'는 선박 방재용 조선기자재를 비롯해 고압가스 용기 등에 특화된 기업이다.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시장에서 국산 기술로 만든 제품을 공급했고, 수출로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창업주 박 회장의 끈기와 일념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성과다.

그러나 엔케이는 2016년을 시작으로 만성 적자 사업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방 조선산업의 수주절벽 영향이지만 내부 성장 동력도 크게 꺾였다는 평가다. 한때 중국을 포함해 공장 4곳이 쉴 틈 없이 도는 등 자산 규모만 3000억원을 넘었던 엔케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외형이 줄었다.

다만 눈길을 관계사로 돌리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엔케이 특수관계사로는 박 회장가 오너일가에서 지배력을 가진 비상장기업인 엔케이텍과 이엔케이, 더세이프티 등이 있다. 엔케이텍은 2020년 말 기준 박 회장이 95.76%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다. 엔케이가 생산한 고압가스 용기 등을 납품받아 국내에 판매한다.


이엔케이는 2005년 엔케이가 미국 협력사 MSC 등과 합작투자계약을 맺고 설립한 곳이다. 엔케이 소화장치의 원재료를 납품한다. 최근에는 엔케이가 생산까지 위탁을 맡기기도 했다. 당초 합작법인으로 설립됐으나 2020년 말 기준 엔케이텍이 43.48% 최대주주에 올라있고, 엔케이(17.22%)와 박 회장(12.45%) 등이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더세이프티는 엔케이가 만드는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BWTS)' 원재료 등을 납품하는 곳이다. 당초 박 회장이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난해 아들인 박 이사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눈길은 엔케이가 수년째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오너가 지배력을 가진 비상장 기업들은 내부거래로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데 쏠린다.

특히 더세이프티는 박 회장 일가의 가업승계 비히클로도 활용됐다. 2020년 초 5.83% 수준이었던 더세이프티의 엔케이 지분율은 올해 1월 200%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엔케이텍과 이엔케이가 나눠 들고 있던 지분까지 모두 매입하고, 엔케이가 발행한 9회차 전환사채(CB) 콜옵션 행사로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인 15.41% 지분율을 확보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더세이프티로 엔케이 지배력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박 이사의 가업 승계를 위한 수순이란 평가다. 사실상 대관식만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2019년 엔케이 사내이사 선임돼 이사회에 참여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까지 임기가 남았다.

부친인 박 회장이 대표 자리에선 물러나 경영진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1941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승계 구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 박 이사 동생도 2019년 초까지 엔케이 경영에 참여했으나 현재는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케이 관계자는 "관계사의 지분 취득 배경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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