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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본의 변신]승계구도 조기확립, 경영권 분쟁 교훈일까⑤1994년생 오너 3세 조연호 이사, 2014년부터 2대주주 안정적 유지

강용규 기자공개 2022-07-21 07:46:32

[편집자주]

한국카본은 국내 복합소재사업을 대표하는 회사다. 오너 2세 조문수 회장의 지휘 아래 레저용 소재 중심회사에서 LNG보냉재 등 산업재 분야의 선도회사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자동차부품과 항공우주부품 등 신사업의 본격화를 통해 또 한 번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변신을 거듭하며 성장하는 한국카본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카본은 한국화이바, 한국신소재와 함께 한국화이바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다. 그룹 오너 2세인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이사 회장이 가족들과 경영권 분쟁을 치른 끝에 2011년 한국카본을 들고 독립하면서 계열이 분리됐다.

조문수 회장은 아들 조연호 한국카본 이사가 한국카본 경영권을 승계하는 구도를 일찌감치 확립해 뒀다. 경영권과 관련한 진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후계를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문수 대표이사 회장이 지분 17.94%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아들 조연호 이사가 지분 3.72%를 보유한 2대주주에 각각 올라 있다. 조문수 회장의 두 딸인 조경은씨와 조혜진씨도 특별관계자로 등재돼 있으나 지분율은 각각 0.28%, 0.27%에 그친다. 사실상 조연호 이사가 후계자로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조문수 회장은 1958년생으로 올해 64세다. 오너경영인으로서는 많은 나이라고 볼 수 없다. 조연호 이사 역시 1994년생 28세로 아직 젊다. 심지어 조연호 이사가 2대주주에 오른 것은 2014년으로 그가 20세였을 때다. 조문수 회장이 일찍부터 승계 구도 확립에 만전을 기했다는 말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조문수 회장이 과거 아버지 조용준 한국화이바 회장, 동생 조계찬 전 한국화이바 대표이사와 한국화이바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치렀던 만큼 승계와 관련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조문수 회장은 1983년 한국화이바 기획실장으로 입사할 당시부터 조용준 회장과 경영전략을 놓고 마찰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업의 기술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용준 회장과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해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문수 회장의 경영철학이 서로 달랐던 탓이다.

부자 갈등은 2009년 조용준 회장이 한국화이바의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조문수 회장(당시 사장)에 보내면서 표면화됐다. 당시 조문수 회장은 한국카본, 한국화이바, 한국신소재 등 그룹 핵심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었다.

조용준 회장은 차남인 조계찬 전 한국화이바 대표를 한국화이바 사장에 앉히고 조문수 회장이 보유한 한국화이바그룹 계열사 지분의 실소유주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등 조문수 회장을 향한 압박 수위를 차차 높였다. 이와 같은 아버지의 공세에 조문수 회장은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그룹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용준 회장과 조문수 회장의 갈등은 2011년 일단락됐다. 법원의 중재를 거쳐 한국화이바를 조용준 회장과 조계찬 전 대표가, 한국카본을 조문수 회장이, 한국신소재를 양측이 나눠 보유하는 계열분리안이 확정됐다. 조문수 회장은 이 계열분리의 과정에서 3세 승계의 기반 닦기를 시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조문수 회장은 한국카본 지배력 강화를 위해 2012년 한국카본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고 이를 가족들과 함께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조문수 회장이 20억원어치를, 18세였던 조연호 이사가 70억원어치를, 장녀 조경은씨와 차녀 조혜진씨가 각각 5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세 자녀는 2014년 BW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하면서 한국카본 특별관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조연호 이사는 한국카본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다가 단번에 지분율을 3.93%까지 끌어올리며 2대주주에 올랐다. 현재의 승계 구도는 이 때 확립된 것이다.

이후 조계찬 전 대표 체제의 한국화이바는 경영악화로 2020년 말 지분 62.25%가 반도체 장비회사 뉴파워프라즈마에 매각되며 경영권도 넘어갔다. 현재 한국화이바는 한국화이바그룹 다른 계열사들과의 특수관계인 관계도 해소된 상태다. 반면 조문수 회장의 한국카본은 2011년 1312억원의 매출이 2020년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문수 회장은 가족들을 통해 한국신소재 지분도 100%를 보유하며 한국화이바그룹 핵심 계열사 3곳 중 2곳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아버지 조용준 회장과도 화해한 것으로 보인다. 조용준 회장은 2019년부터 비상근 고문으로 한국카본의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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