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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더벨 경영전략 포럼]3분기 인플레이션 정점 전망, 연말 미 통화정책 '주목'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연구위원

김슬기 기자공개 2022-08-26 10:56:22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5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경제 화두는 단연 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가파른 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 경제나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올 3분기에 미국 내 인플레이션 정점을 찍고 둔화할 것으로 봤다. 올 연말과 내년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응과 시장 기대치 간극에 따라 경기침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통화정책은 미국과 다소 상황이 다르다고 봤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가계부채에 대한 감내력이 적고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이 높아 통화정책 속도가 완만하다는 것이다. 국내외 인플레이션은 기업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책 강도에 따라 내년도 경영 전략이나 환경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 올 3분기 인플레이션 정점, 연준 통화정책·시장 전망치 차이 따라 경기 흐름 변화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연구위원(사진)은 2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2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Reflexivity: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응과 경기침체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봤을 때 이번 인플레이션 요인을 △타이트한 노동시장에 따른 임금 상승 △공급망 형성에 따른 비용의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세 가지로 꼽았다. 다만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 국면이 어느 단계에 왔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기본적으로 기록적인 물가는 정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에서 가계에 직접적으로 지원금을 줬던 것이 노동시장을 떠나는 요인이 됐지만 지난해말로 종료가 되면서 상반기를 기점으로 공급 요인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해와 LA 해운물동에 대한 운임 역시 연말 이후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어 이전처럼 비용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국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자재 관련된 부분은 "갑론을박이 많긴 하지만 올해 3~4월을 고점으로 완화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경기 요인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경기 지표가 둔화되면서 수급이 완화되고 있고 완화되는 수급이 결국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구리나 원유, 니켈 등과 같은 가격들이 2분기를 기점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봤다.

다만 올 3분기를 고점으로 증가율이 둔화되는 쪽으로 갈 확률은 높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사라졌다고 판단하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중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이전 세계화 시대의 혜택이었던 낮은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2000년 이후 세계 경제에 중국이 편입된 이후 글로벌 경제가 낮은 물가를 가능하게 하고 이로 인해 금리가 낮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요인이 상당히 컸다"며 "이런 요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부분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물가 상승이나 금리 수준이 이전보다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직 미 연준의 금리상승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올해와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로 잠재 성장률인 1.9%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일정 부분 경제 성장률의 상당 부분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연준의 통화정책 강도가 시장 기대치보다 강해지는 시점에 경기 침체는 표면화될 수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 형성된 연말 연준의 기준금리는 3.25~3.5%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추가적인 물가를 감안해서 해당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크레딧 리스크가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기업이나 가계 부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올해 12월과 내년 1월 통화정책이 기업 대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 한국은행, '가계부채·한계기업 부담'에 통화정책 속도 영향

그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미국과 양상이 다르다고 봤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베이비스텝) 인상, 2.5%로 결정했다. 미 연준의 경우 지난 6월과 7월 0.75%포인트(자이언트스텝)씩 인상, 2.25~2.5%로 결정했다. 올 하반기에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남아있다.

그는 한국의 금리인상폭에 대해 "미국 대비 물가상승폭이 적었고 미국보다는 부채에 대한 감내력이 적다는 점도 감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가계 쪽의 부채나 악성 부채를 상당 부분 정리했지만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부담이 높아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봤다.

또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이 30%대라는 점도 금리인상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말 기준 외감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34.1%이며 금리가 1%포인트 상승했을 때 한계기업의 비중이 5.4%포인트, 2%포인트 상승하면 9.5%포인트 늘어난다고 봤다. 금리인상 영향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많이 받는다.

그는 "한은이 이런 한계나 우려를 알기 때문에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면서도 "미국이나 한국 등 중앙은행의 움직임이 인플레이션의 대응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통화 정책의 강도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지에 따라 내년 경영 전략이나 환경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미국 기준금리가 시장 전망치인 3.5%를 넘어가게 되면 경기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기업의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줄어들고, 임계점에 도달할 경우 도산이 이뤄질 수 있다. 이 때 대량의 실업이 발생하면 결국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경기 불황 또는 침체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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