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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스타, 자동차 전장산업]현대오토에버, 현대차그룹 지향점 'SDV'의 조력자⑧3사 합병 뒤 매출 성장에도 비중 제자리…자율주행 SW 기회 포착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09 10:07:17

[편집자주]

10년전 전자업계의 미래 동력으로 낙점됐던 자동차 전장사업이 이제 '진짜' 성과를 내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퍼스트무버로 나선 사이 국내 전자업계의 전장사업 부문도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더벨이 전기차 대전환기를 맞아 전성시대를 맞은 자동차 전장사업의 성장 히스토리와 현황, 미래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13: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산업에서 전장은 디스플레이나 카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뿐만 아니라 ECM(엔진 제어 모듈)이나 TCU(트랜스미션 제어 유닛) 등 전기적으로 작동하는 100개 이상의 제어기들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즉 현대의 자동차는 커다란 전자제품에 가깝다.

자동차산업의 전동화 바람으로 차 내부의 다양한 전자장치들을 통합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를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이는 차량 제어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 SI 기업에서 차량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전환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상당수에는 SI(시스템 통합)와 ITO(IT 아웃소싱)를 담당하는 계열사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삼성그룹에는 삼성SDS가, LG그룹에는 LG CNS가, SK그룹에는 SK C&C(SK㈜ C&C사업부)가 있다.

현대차그룹도 2000년 이 역할을 담당하는 계열사 오토에버닷컴을 설립했다. 이후 오토에버닷컴은 2002년 중국, 2005년 미국, 2007년 유럽 등에서 현대차그룹 완성차공장의 생산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등 그룹의 해외 확장전략을 뒷받침했다.

오토에버닷컴은 2011년 사명을 지금의 현대오토에버로 변경했다. 이후 2012년 파주, 2015년 광주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등 SI 및 ITO 계열사로서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다.

현대오토에버는 2020년 12월 그룹의 소프트웨어 계열사 현대엠엔소프트, 전자제어분야 연구개발사 현대오트론과의 3사 합병이라는 변곡점을 맞았다.

당시 현대차그룹 측에서는 그룹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을 집결해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함께 현대오토에버를 SI나 ITO 중심이 아닌 차량용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업으로 체질을 바꿔 나가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합병은 현대오토에버가 나머지 2곳을 흡수하는 형태로 2021년 4월 마무리됐다. 현대오토에버의 사업구조도 기존 SI부문과 ITO부문에 차량SW(소프트웨어)부문이 새롭게 더해졌다. 기존 현대엠엔소프트가 진행하던 내비게이션용 소프트웨어사업과 현대오트론이 진행하던 자동차 전장용 소프트웨어사업이 합쳐진 사업부문이다.

(자료=현대오토에버 IR 프레젠테이션)

실적만 놓고 보면 합병의 성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오토에버 차량SW부문의 매출은 2021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동안 2022년 1분기의 역성장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전체 매출에서 차량SW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합병 추진 당시 기대했던 체질개선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 차량SW 예열 완료, 자율주행 타고 성과 본격화 준비

3사 합병 이후 현대오토에버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R&D(연구개발) 투자비용의 급증이다. 합병 직전 30억원을 밑돌던 분기 연구개발비가 합병 직후인 2021년 2분기 갑자기 100억원을 넘어섰다. 동시에 인건비도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22년 4분기에는 200억원을 넘어섰다.

현대오토에버 측에서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개발투자를 본격화하는 한편으로 이를 위한 우수인력 확보에 힘쓰면서 관련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 부문을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키워내야 하는 만큼 기술 확보에 선제적으로 공을 들였다는 말이다.

눈에 띄는 것은 연구개발비가 2022년 3분기를 기점으로 한 차례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차량 통합 제어기용 소프트웨어 ‘모빌진AD(Mobilgene Adaptive)’을 레벨3 자율주행차(부분자율주행차)를 위한 제어기에 탑재 가능한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연구개발이 완료돼 관련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다.

(자료=현대오토에버 IR 프레젠테이션)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내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G90에 처음으로 레벨3 자율주행기술을 도입해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후 장기적으로 모빌진AD 적용 차량을 30여 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이는 2025년까지 전 생산차종을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와 맞물린 소프트웨어 플랫폼 확보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오토에버는 합병 이전 현대오트론이 이미 모빌진AD의 이전 제품인 모빌진 클래식을 그룹의 다수 차량에 공급해 왔다. 합병 이후로도 제네시스 GV60과 G90, 현대차 아이오닉6 등 차종의 통합 제어기용 소프트웨어로 모빌진AD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자율주행차용 버전으로 공급하는 것은 올해 상반기 출시될 새 제네시스 G90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레벨3의 상용화와 동시에 레벨4(고등자율주행)의 실증까지 추진하며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현대오토에버로서는 G90을 통해 자율주행 시대를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를 놓고 검증의 시험대에 서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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