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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IB 10년의 발자취]"휴맥스모빌리티 '1조 딜' 누가 따냈는지 아시나요"⑥'RM의 표본' 서이삭 차장, 공채 1기로 입사…"힘든 고객을 더 가까이"

이상원 기자공개 2023-05-11 07:32:16

[편집자주]

KB증권이 2022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동안 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던 DCM과 ECM 동시 석권을 비롯해 M&A 금융자문, 인수금융까지 사실상 모든 IB부문에서 왕좌에 올랐다. 그 비결의 중심에는 따라올 수 없는 '커버리지'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늘 새로운 시도를 통해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수 없이 개척해온 결과다. 지난 10년간 KB증권 IB의 발자취를 더벨이 따라 가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9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연초 기업가치 약 1조원으로 평가받는 휴맥스모빌리티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을 따냈다. 이제는 조 단위 빅딜에 KB증권이 빠지는 것 자체가 이상할 정도로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딜을 수임하는 과정에는 키맨이 존재했다.

KB증권 기업금융3부 소속 서이삭 차장이 사실상 혼자서 따온 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M이 막 된 시절 KB증권과 거래가 없던 휴맥스를 새롭게 발굴해 오랜 시간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IPO 주관까지 따낸 그다. KB증권 RM의 표본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대다수의 RM들은 당장 딜을 따내기 위해 상황이 좋은 기업들을 위주로 찾아간다. 하지만 서 차장은 쉬운 길을 가기보다 늘 힘든 고객을 찾아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RM의 방향성이자 최고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그에게서 KB증권 RM이 지닌 특별함을 들어봤다.

◇절박함이 만든 휴맥스와의 인연

서이삭 차장(사진)은 KB투자증권 2011년 2월 공채 1기로 입사한 이래 13년 동안 커버리지를 담당하고 있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KB투자증권이 대규모 부동산 투자 관련 충당금 설정으로 인센티브 지급이 유예됐다. 이에 따라 대규모 인력 이탈과 조직이 와해된 가운데 커버리지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던 시기 롯데그룹 출신이었던 그를 인턴으로 선발했다.

당시 KB투자증권내 RM은 약 10명 정도였다. KB 배지를 달고 처음으로 뽑은 신입사원이자 체계적으로 육성한 첫 RM인 셈이다. 신입사원에서 PM을 거쳐 RM이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초반에는 어떠한 기업도 배정받지 못했다. 수 많은 기업들 가운데 새롭게 발굴해 보라는 일종의 테스트의 의미다.

KB증권 내부에서도 기존 거래처에서 아무리 많은 딜을 따온다 하더라도 크게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선배들이 피땀흘려 해당 기업과의 관계를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신규 기업을 발굴하면 실제 역량의 10배 이상으로 인정해준다.

서 차장은 생존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신규 기업 발굴에 나섰다. 그러다 신용등급은 있지만 담당이 없었던 휴맥스를 발견했다. 지금은 모빌리티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TV셋톱박스 제조사로 유명했다.

신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꾸준한 조달이 필요한 상태였다. KB증권은 기업어음(CP) 인수로 거래를 시작으로 사모사채 주관, 400억원의 유상증자, 2200억원의 분당 사옥 유동화, 발행어음을 통한 기업대출, CB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을 도왔다.

그 결과 안정적인 조달로 적시에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휴맥스도 KB증권이 제안한 딜에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서 차장이 오랜 기간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휴맥스모빌리티 IPO 대표주관사로 KB증권이 선정될 수 있었다.

그는 "신규 업체를 발굴해 전사적으로 수익이 많이 났던 만큼 시간이 지나도 회사에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저 또한 이 회사에 굉장한 애착을 갖고 있다"며 "모두 사장님과 부사장님 덕분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RM들한테 당장의 실적을 요구하기 보다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신다. 긴 호흡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B증권 RM의 특별함…'어려운 기업일수록 찾아간다'

KB증권은 과거 한누리증권 시절부터 통합 KB증권 출범 이전까지 적은 인원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김성현 사장, 박성원 부사장 등 핵심 임원은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주축을 맡고 있다. 그 만큼 IB 영업 출신인 그들의 노하우가 KB증권 커버리지 조직 곳곳에 녹아들어있다.

서 차장은 "우리는 조금 더 근성이 있어 끈질기다. 대형사일수록 자존심도 세고 프라이드도 있지만 우리는 조금 내려놓고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며 "영업지원시스템을 통해 사장님과 부사장님이 실시간으로 방향성을 제시해주셔서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다"고 했다.

RM들은 기업으로부터 콜드콜이나 문전박대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서 차장은 끈질기게 찾아가 파트너가 되어주는 IB의 역할을 그 누구보다 잘 실천하고 있다. 고객에게도 선택권이 있는 만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서 차장은 "RM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남의 말에 쉽게 스트레스 받거나 상처받지 않는 것이다. 고객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반드시 우리와 거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신 거절 당했다고 바로 뒤돌아서면 잘되는 것만 하고 안되는 것은 안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 차장은 힘든 기업을 위주로 더 자주 찾아간다. KB증권 RM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들에게 시장 분위기를 전달하고 솔루션을 선 제안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RM들이 당장 딜이 없는 어려운 기업들보다 상황이 좋은 기업들을 찾아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장이 좋지 않을 때 IB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RM으로서 고객을 꾸준히 만나지만 일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친구라는 생각으로 만난다. 이렇게 고객과의 행복을 극대화하는게 저의 목표"라며 "한 번의 무리한 시도로 모두를 곤란하게 만들기 보다 모두 잘 돼서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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