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대한제분의 공시에서 자회사에 제공한 수백억원대 대여금이 눈길을 끌었다. 자금의 용처가 궁금해 IR팀에 전화를 걸자 기사와 관련된 취재는 별도의 팀이 대응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당황스러운 대목은 바로 다음이다. 그렇다면 언론 대응팀에 문의할테니 담당자를 연결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에둘러 거절당했다. IR 담당자와의 질의를 기사화했던 언론사에는 취재 응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사실 대한제분은 이전부터 시장에서 IR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업설명회 등 대외적 IR 행사를 진행한 적이 없고 실적 가이던스나 분석자료는 전무하다. 배당을 실시하고 있지만 별도로 배당정책을 공개한 적도 없다.
그 결과 70년 넘게 대한민국 제분 시장을 선도하고 올해 상장 55년차를 맞았음에도, 투자시장에서 증권사 리포트 하나 찾기 힘든 기업이 됐다.
사실 대한제분의 소극적인 태도에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한제분은 대표 브랜드 ‘곰표’를 바탕으로 B2B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일반 소비자와 소통할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한 데다 기업간 거래로 장기간 안정적인 실적을 내 자금을 조달할 니즈도 없었다.
그러나 대한제분의 사업구조에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대한제분은 마케팅 활동에 드라이브를 걸며 대중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곰표 티셔츠'를 시작으로 활발한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진행하며 화장품, 팝콘, 밀맥주 등을 선보였다.
이에 더해 '곰표' 브랜드를 활용한 자체 B2C 제품도 내놓았다. 마케팅의 일환이지만 일반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시작하면서 잊혀졌던 북극곰 ‘곰표’ 브랜드를 다시 곁으로 불러들였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IR(Investor Relations)활동은 관계(Relations)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관계를 맺고 관리하는 일이다. 기업을 믿고 투자한 주주 뿐 아니라 대중, 정부, 고객, 기업 등 잠재적 투자자에게 공시로는 전달되지 않는 정보를 설명함으로써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모범적 IR은 꾸준한 소통을 바탕으로 시장과 신뢰를 구축한다. 수년간의 콜라보로 곰표 브랜드가 소비자와 부쩍 거리를 좁혔듯, 대한제분과 투자자도 하루빨리 소통을 시작해 친근한 사이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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