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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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증권, '1조 자본' 쫓기…DGB지주 TRS 동원 자본 확충 시급, SPC 구조화까지…부동산 PF 옥죄기 '대응책'

양정우 기자공개 2020-01-14 14:03:13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15: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에 '자본 1조원' 타이틀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지난해 말 발표한 21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납입을 마치면 자기자본 1조원 시대를 맞이한다.

증권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이번 유상증자에 구조화가 동원된 점이다. 조달 금액의 절반은 통상적인 주주 배정 유상증자(1175억원)로 모으고 나머지는 특수목적법인(SPC) 점프업제일차를 상대로 전환상환우선주(RCPS, 1000억원)를 발행해 거둔다. 점프업제일차를 뜯어보면 사실상 DGB금융지주가 5년 뒤 기초자산인 하이투자증권 RCPS를 모두 인수하는 구조다.

DGB금융지주는 당장 1000억원을 추가 출자하는 대신 현금 투입을 5년 후로 미루는 효과를 거뒀다. 한번에 2000여억원을 내기가 부담스러운 가운데 구조화를 동원할 정도로 하이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이 시급했던 셈이다. 핵심 수익원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에 규제가 감지되자 서둘러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이증권, 자본 확충 '올인'…구조화 동원, 지주사 TRS 보강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이사회 결의를 거쳐 21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보통주 1175억원, RCPS 1000억원)를 결정했다. 보통주는 주주 배정, RCPS는 제3자 배정(발행 대상 점프업제일차) 방식으로 단행된다.

시장의 이목을 끄는 건 단연 RCPS 발행이다. 주주 배정이 아니라 점프업제일차를 상대로 제3자 배정을 실시하는 만큼 세부 구조에 관심이 쏠린다. 점프업제일차는 우선 하이투자증권 RCPS를 인수하는 동시에 이 RCPS를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채권(ABS)을 발행할 예정이다. ABS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RCPS의 인수대금을 치를 계획이다.

기초자산이 에쿼티(RCPS)인 점프업제일차의 ABS는 투자자를 찾으려면 신용보강이 필수다. 이 때문에 하이투자증권의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지분율 85.3%)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신용을 더했다. DGB금융지주는 TRS 계약의 만기(5년) 이후 점프업제일차의 기초자산(하이투자증권 RCPS)에 대해 우선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하이투자증권이 즉시 RCPS 발행의 효과를 누리면서도 DGB금융지주는 인수자금(1000억원) 지급을 5년 뒤 미루는 게 이번 구조화의 목적이다. 현재 DGB금융지주는 보통주 출자에 1000억원 가량을 투입할 여력이 있지만 하이투자증권은 2000여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던 셈이다.

DGB금융지주는 시중은행으로서 갖춰야 할 자본적정성의 버퍼가 넉넉하지 않다. 하이투자증권의 유상증자 발표와 함께 DGB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1000억원) 발행을 결의한 이유다. 보통주자본비율(지난해 9월 말, 9.92%)이 금융당국의 권고기준(9.5%)을 웃돌고 있어 추가 자본 조달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에 출자해야 했다. 그만큼 하이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은 그룹 내에서 우선 순위로 꼽힌 사안이었다.


◇하이증권 수익구조, 부동산 PF 치중…금융 당국, 고강도 규제책 장전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여느 증권사처럼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473억원)이 이미 2018년 실적(43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하이투자증권의 수익 구조가 부동산 PF에 치중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PF 우발채무(9752억원)가 자기자본 규모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신용평가업계에선 하이투자증권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대신증권 등을 경쟁사와 비교해 부동산 PF의 리스크가 높은 증권사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융 당국은 부동산 업황 둔화에 선제 대응하고자 증권사의 부동산 PF를 옥죄겠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연말엔 금융위원회가 강도높은 규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내년 7월부터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로 설정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이 때를 기점으로 보증 한도는 점차 줄어들 예정이다.

시장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유상증자는 부동산 PF 규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응책"이라며 "PF 사업이 핵심 수익원인 터라 한도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 자칫 실적이 고꾸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증은 1조원 자본의 상징성보다 생존을 위한 시급성의 색깔이 강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의 신규 RCPS는 오는 17일 납입이 완료된다. 신규 보통주의 경우 내달 24일이 납입일로 결정됐다. 납입이 모두 완료되면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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