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캐피탈, 장기CP 재개…금리변동성 '예의주시' 26일 1200억 규모 발행 예정, 개별민평보다 조달금리 낮아
이지혜 기자공개 2022-01-21 07:38:1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8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캐피탈이 석 달만에 장기 기업어음(CP)을 다시 발행한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장기CP 발행에 부쩍 속도를 냈다.올해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기준금리 인상 등 이슈가 이어지는데다 시장금리도 요동치고 있다. 여전채를 향한 투자심리가 쉽사리 풀리지 않자 장기CP를 다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석 달 만에 장기CP 발행, 1200억 규모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이 26일 장기CP를 발행할 예정이다. 모두 1200억원 규모다. 만기구조는 2년물 1000억원, 3년물 200억원 등 두 가지로 설정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2월 운영재원으로 조달자금을 쓴다. 대표주관업무는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장기CP는 만기가 1년 이상인 CP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CP 만기가 1년을 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금융당국은 장기CP의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같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장기CP를 발행하려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제를 만들었다. 한국투자캐피탈도 이런 규제를 지키기 위해 1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이 장기CP를 발행하는 것은 불과 석달 만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은 2020년 10월 장기CP 시장에 데뷔한 이래 자금을 적극 조달해왔다. 지난해에만 세 차례에 걸쳐 모두 3200억원을 장기CP로 조달했다.
회사채보다 조달금리가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캐피탈은 개별민평금리를 적용해 2년물과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때와 같도록 조달금리를 설정했다. 다만 IRR(내부수익률)을 적용하면서 증권신고서 상 할인율이 개별민평금리와 차이가 났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 KIS채권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에 따르면 13일 기준 한국투자캐피탈의 개별민평금리는 2년물 2.819%, 3년물 2.951%다. 최종 할인율은 청약일로부터 2영업일 전 확정된다.
최근 발행한 회사채와 비교하면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투자캐피탈은 13일 2년물 공모채를 300억원, 2년 6개월물을 200억원 발행했다. 당시 조달금리는 2년물이 2.877%, 2년 6개월물이 2.968%에 책정됐다. 개별민평금리보다 캐피탈채 조달금리가 높다.
한국투자캐피탈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게 회사채와 캐피탈채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며 "투자자 수요에 맞춰 장기CP를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변동성 확대 여파
캐피탈채를 향한 투자심리는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나이스P&I에 따르면 3년물 국고채를 기준으로 A0 등급민평금리 스프레드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134bp가 넘었던 스프레드가 1월 초 132bp로 축소되는 듯 했지만 최근 133.7bp가 됐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국고금리 변동성이 크레딧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과 대통령 후보의 추경 발언 등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장기CP는 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처로 여겨진다. 시가평가를 적용받는 회사채와 달리 장부가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채권평가손실 등을 피하는 효과를 보기 위해 발행사에 장기CP 발행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캐피탈사들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장기CP 발행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한국투자캐피탈에 앞서 애큐온캐피탈도 이달 말 장기CP 발행을 예고했다.
한편 한국투자캐피탈은 단기 신용등급 A2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시장지위가 양호한 수준이지만 자산포트폴리오 리스크는 다소 높은 편”이라며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좋으며 자본적정성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중도금대출과 할부금융 등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사업기반이 다각화했지만 전체 영업자산에서 여전히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4%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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