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계약해지’ 국일제지, 네탓 공방 이어지나 계약 후 지분 처분, 양측 문제 제기...디케이원 16일 계약 유지 관련 공문 발송
정유현 기자공개 2023-03-21 10:07:1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국일제지가 진행중인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계약이 취소됐다. 국일제지 측이 양수인 측에 계약 해지 통보를 보내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지만 계약 체결 후 최우식 대표의 수상한 행보가 이어진 점에서 향후 ‘네 탓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일제지는 최대주주와 주식회사 디케이원이 진행중인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국일제지가 밝힌 사유는 양수자 측의 계약원천 무효사항 발생과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에 따른 이사후보지명 통지 등의 의무 불이행이다.
국일제지 최대주주인 최우식 대표는 지난 8일 보유 지분 4100만주 중 3188만5000주(24.98%)를 디케이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차 양수도 대금으로 98억원(988만500주)이 오갔으며 2차 자금 납입은 주주총회일인 29일로 정해졌다. 주주총회에서 디케이원 측이 제안하는 미등기 이사 2명 등이 선임되면 나머지 2200만주(258억5947원)를 받는 구조였다.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는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 매각 소식은 호재로 작용되는 경우가 있다. 새로운 주인이 오는 것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기도 하는데 국일제지 소식은 악재로 작용했다. 주가가 하락하자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세부적으로 사채권자들과 최우식 대표가 오간 거래가 있겠지만 공시를 통해 추정할 수 있는 것은 갑자기 반대매매가 들어오며 디케이원 측도 당황한 것으로 파악된다.
디케이원과 계약 체결 당일에 최우식 대표는 보유 주식 300만주는 1363원에, 445만5000주는 1343원에 장내에서 처분했다. 주가가 계속 떨어졌고 추가로 반대매매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디케이원 측은 1차로 받았던 주식을 9일 오후 3시에 매각해 현금화 시킨 것으로 보인다.
8일 지분 매각 공시가 발표되며 국일제지를 둘러싼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됐다. 7회차, 8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가 발동했고 디케이원 측도 이를 파악했을 수 있다. 계약 체결 전 국일제지에 대한 실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3월 둘째 주말에 실사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국일제지 측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13일 오후 갑자기 서울회생법인에 회생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디케이원 측도 법무법인을 선임해 16일자로 국일제지 측에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우식 대표에게 계약을 유지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여기에 최우식 대표가 디케이원에 매도하기로 한 주식을 장내에 매각한 것을 문제삼았다. 사실상 양 측이 보유 지분을 장내에 처분하며 계약 해지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였다.
디케이원 측은 계약 유지를 하려면 양도하기로 했던 주식을 매각해 얻은 차익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최우식 대표가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의 상세 내역도 요청했다. 이 같은 공문을 받은 상황에서 진행된 계약 해제 공시는 국일제지 측에 유리한 내용이 전개된 상황이다.
국일제지가 문제 삼은 건 디케이원 측이 장내 매도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과 감사와 신규 이사 지명의 통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이다. 디케이원은 최우식 대표 측이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사 선임 요청이 무의미하다는 판단하에 응하지 않았는데 이같은 상황이 전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계약 파기를 둘러싼 공방이 예고되는 부분이다.
특히 국일제지는 앞서 진행한 일부 공시도 사실과 다른 정보가 기재돼있는 상황이다. 13일 회생 절차 개시 공시와 함께 ‘사채 원리금 미지급 발생’ 공시도 진행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공시가 된 8일에 이미 EOD가 발생된 상황인데 회생신청에 의거해 미지급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지급 발생일자도 13일이라고 명시했는데 8일로 보는 게 맞다. 답변을 받기 위해 국일제지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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