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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미분양 리스크]완판 행진하던 '자이(Xi)', 사업지마다 온도차믿었던 주택사업 지방서 '아쉬움'…미분양 해결책 찾기 과제

신준혁 기자공개 2023-05-15 07:31:31

[편집자주]

수년째 완판을 기록했던 건설사들은 이제 청약 미달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초라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 들고 영업전략을 새로 짜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미분양 물량이 장기간 쌓일 경우 건설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공산이 커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미분양 실태를 점검하고 건설사들의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건설은 청약 시장에서 연이어 완판을 기록하며 '자이(Xi)'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자이는 서울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을 확대하며 높은 인지도를 선점하고 있던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회사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을 만한 결과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흥행 성적이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지는 청약 접수 성적이 10% 미만에 그쳐 공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특히 미분양 험지로 꼽히는 대구에서 조달과 영업 전략 재정립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자이, 지방 미분양은 '엇비슷'

GS건설은 2010년대 초반까지 플랜트와 건축 등 고른 포트폴리오를 보유했으나 부동산 호황기에 접어들며 주택사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2013년 1만 가구를 밑돌던 공급 물량은 2014년 1만3000가구로 뛰어 올랐고 2015년부터 3년 연속 2만5000가구를 넘겼다.

청약 시장에서 자이 브랜드를 앞세워 지난해 2분기까지 높은 경쟁률을 달성했다. 98가구를 모집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평균 1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휘경자이 디센시아'와 '남천자이', '복대자이 더 스카이' 등 단지도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서울 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57대 1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우수한 흥행 성적을 거뒀지만 GS건설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일부 단지는 청약률이 10%를 밑도는 접수를 받으며 대거 미달 사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북천안자이 포레스트'와 '대명자이 그랜드시티', '음성자이 센트럴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대구 대명동 '대명자이 그랜드시티'는 1·2순위 청약에서 1350가구의 미분양을 기록했다. 총 1482가구 중 132건의 청약을 모집하는데 그쳤다. 대형 평수인 전용면적 101타입은 57가구 중 절반인 28가구를 모집했으나 소형 평수인 전용 46A타입은 청약 4건을 접수하는데 그쳤다. 특히 전용 46B와 59B타입은 단 1건의 접수도 받지 못했다.

GS건설은 3.3㎡당 평균 분양가를 1585만원으로 책정하고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을 내걸었지만 대규모 미분양을 피하지 못했다.

이 사업은 GS건설이 대명3동 주택재개발조합으로부터 4558억원 규모의 도급비를 받아 시공하는 사업지다. 만약 조합이 저조한 분양을 이유로 도급비를 제때 지불하지 못할 경우 미청구공사액이 쌓이거나 사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GS건설은 이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일부 증권사로부터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분양을 해결할 뚜렷한 전략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분양 험지인 대구에서 다수의 사업지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 해결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역 자이더 스타'와 '두류역 자이', '범어자이' 등에서도 미분양을 낸 만큼 전체 물량을 해소하는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명자이 그랜드시티 조감도. /사진제공=GS건설
<대명자이그랜드시티 조감도. 사진=GS건설>
◇인지도 낮은 지방 성적, 미분양 출구전략 주목

GS건설의 올해 분양 물량은 2만 가구로 전년 대비 8000가구 가량 몸집을 줄였다. 1분기 쉽지 않은 시장환경에서도 3440가구를 분양했다. 연간 가이던스 1만9881가구 대비 17%를 충족한 셈이다.

다만 사업지가 대부분 지방에 집중된 탓에 성적을 낙관하기 어렵다. 5월 분양을 시작하는 광주 상무 센트럴 자이와 파주 운정자이 시그니처, 원주자이 센트로, 안양화창지구 등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 몰려 있다. 4월 포스코이앤씨와 한화건설부문과 공동 시공하는 '광명자이 더샵 포레나'는 일부 소형 타입에서 1순위 미달을 기록했으나 기타지역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미분양이 장기간 쌓일 경우 건설사는 금융 혜택이나 옵션 제공, 할인 분양, 임대, 통매각 등 엑시트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미청구공사액과 영업비용, 대손상각비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이의 중소규모 파생 브랜드 '자이르네(Xi rene)'를 활용 중인 자이에스앤디는 1분기 대구 수성구 '만촌 자이르네'의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 할인분양을 시도했고 주택부문의 영업이익은 매출채권 상각에 따라 적자전환했다

업계에선 GS건설이 사업성이 보장된 핵심지역을 제외하면 브랜드 파워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공급이 집중되면서 지방에선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자이 브랜드가 가장 많이 공급된 지역은 경기와 서울, 인천 순이다. 나머지 지역은 8000여가구를 밑돌았고 제주 지역에선 공급 물량이 없었다.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 없이 단일 브랜드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시장에선 평균 분양가가 높게 형성됐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도심과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인천 '송도 자이 더 스타'와 고양 덕은지구 'DMC리버파크자이'는 9억원을 넘는 분양가를 매겼다.

GS건설 관계자는 "단지별 계약률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시장의 예상대로 미분양이 해소되는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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