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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은 지금]주가 급등 덕, CB 부담도 다 털었다②FI 보통주 전환 통해 '엑시트', 현금 유출 리스크 방어 성공

정유현 기자공개 2023-05-22 10:59:51

[편집자주]

발포제 전문기업 금양이 2차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단순히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해외 광산 개발, 대규모 생산시설 건립을 추진하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고 홍보이사가 물러나는 등 잡음도 만만치 않다. 더벨은 금양의 2차전지 사업과 재무구조 등을 통해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 상장사 금양의 주가 급등은 FI(재무적 투자자)에게 꽃길을 열어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종 호재를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자 발 빠르게 CB(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 2년 전 540억원 규모의 미전환 CB는 1분기 말 기준 제로(0)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 이슈로 주가가 내려갈 법도 하지만 2차전지가 테마로 떠올랐고 일명 ‘배터리 아저씨’의 활약 덕분에 시장에서 물량이 소화됐다. 결과적으로 CB 투자자들에게 완벽한 자금회수 여건이 조성됐을 뿐 아니라 금양 입장에서도 이자 부담 없이 부채를 털어내는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500억대 CB, 이자 없이 상환 완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금양의 미상환 전환사채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상환 전환사채는 2021년 말 403억8000만원(전환가능 주식, 878만729주)에서 2022년 말 1만554원(전환가능 주식, 2주)으로 낮아졌고 올해 들어 모두 정리가 된 것이다.

2021년 2월 금양이 100억원 규모 43회차 CB를 발행할 당시만 해도 신규 발행 사채권 포함 미상환 전환사채권은 540억원(전환가능 주식, 308만5430주)에 달했다. 발행주식총수의 29.71%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금양은 최근 3년 간 4번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대부분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명목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지만 채무 상환의 목적도 컸다. 과거 아이러브스쿨 경영권 인수 관련해 잡음이 생겼는데 소송에서 패소하며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금양이 김영삼 아이러브스쿨 전 대표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366억원에 달했다.

현금이 넉넉하지 못했던 금양은 손해배상금 지급 방식을 채권자와 합의하지 못하며 2020년 6월 주식 계좌가 압류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후 분리 납부 방식 등으로 채권자와 합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2달 후인 2020년 8월 7일 170억원 규모의 41회차 CB를 발행했다. 목적은 김영삼 전 대표에게 120억원의 채무 상환을 하는 것이 포함됐다. 임금 지급 등 운영자금이 필요했던 금양은 한달도 안된 2020년 8월 26일 70억원 규모 42회차 CB를 발행했다.

자금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던 금양은 2021년 2월 200억원 규모 43회차 CB를 추가로 찍었다. 저금리 기조에 대부분의 상장사가 제로 금리로 CB를 찍던 시기였지만 쿠폰 1%, 만기 3%를 제시해 투자자를 모집했던 것으로 보인다. 금양 CB 투자자들 대부분은 헤지펀드 운용사로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FI들이었다.

◇작년 하반기 FI 차익실현, 주가하락 여파 '미미'

운용사들이 금양에 투자한 것은 2차전지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양은 2020년부터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을 가공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2020년 자회사 금양이노베이션을 설립하고 수소연료전지 사업 진출을 알렸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등 대기업에 이어 국내 3번째로 원통형 2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발표한 영향이다. 금양의 이같은 행보에 주가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5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2022년 7월 들어 9000원을 넘어섰고 8월 들어 1만원을 넘었다.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자 FI들도 CB의 보통주 전환 행렬에 나섰다. 43회차 CB의 전환청구도 개시된 만큼 41회~43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줄을 이었다. 4000원대 CB를 최대 3배 이상의 수익을 보고 매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류광지 대표도 콜옵션을 취득해 주식으로 전환한 영향에 지분율 희석을 방어했다. 미전환 CB는 사실상 이 시기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으로 수익을 올렸으나 투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당시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금양이 2차전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기술 스터디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단기간에 삼성, LG에 이어 3번째로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했다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고 귀띔했다.

시장의 우려와 반대로 금양의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에는 콩고 리튬광산 개발 및 지분투자를 위해 현지 자원개발 회사와 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는 2만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2차전지가 증시의 테마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지난달 10일에는 장중 9만2500원을 터치했다.

2차전지주의 주가 상승과 함께 배터리 아저씨라 불리는 박순양 전 홍보이사의 유튜브 활동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박 전 이사는 유튜브를 통해 2차전지 관련 종목을 추천하고 주가 전망도 내놨다. 신사업을 위한 자사주 매각 계획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금양을 불성실법인으로 지정했고 벌점 8.5점과 공시 위반 제재금 8500만원을 부여했다.

불성실법인 지정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금양 입장에서는 여전히 이득이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며 재무건전성이 제고되는 효과를 봤다. 주가 하락에 따라 현금이 유출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도 해소했다.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만약 전환가보다 주가가 하락한다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풋옵션 조항을 근거로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며 "금양이 여러모로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상승한 영향에 부득이하게 현금 곳간을 털어 이자까지 얹어 투자 원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도 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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