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가능성 엿본 파리법인 '실탄지원' 글로벌 잰걸음 코로나 이전 매출 능가 호조세, 패션·화장품 등 글로벌 통로로서 가치
변세영 기자공개 2023-05-23 08:05:5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09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전개하는 패션기업 한섬이 프랑스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원에 나섰다. 실적이 반등하고 있는 데다 패션과 화장품 글로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안테나숍'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한섬은 올해 초 프랑스법인 한섬파리에 5억원을 증자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한섬파리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실탄지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증자를 거친 한섬파리는 2023년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10억7500만원이 됐다.
한섬파리는 프랑스에서 ‘톰 그레이하운드’ 매장을 전개하는 법인이다. 톰 그레이하운드는 한섬이 전개하는 토종 패션 편집숍이다. 한국에서는 더현대서울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에 매장을 둔다. 파리에서는 도심 한복판 쇼핑의 천국으로 불리는 마레지구에 위치해 있다. 편집숍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해 한섬 자체브랜드인 시스템, 타임 등이 입점해 유럽 및 글로벌 소비자와 만난다.
한섬은 해외 종속회사로 한섬파리, 한섬상해유한공사 등을 두고 있다. 두 법인 모두 패션사업을 전개한다. 눈에 띄는 점은 한섬이 프랑스법인만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기준 상해법인은 자본이 마이너스(-) 2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상해법인의 경우 지난 2017년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종속법인으로 편입됐다. 인수 첫해부터 줄곧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왔지만 별도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
프랑스법인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활용도가 크다는 점에서 애착을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섬은 그룹차원에서 지난 2019년부터 국내 토종 패션기업 최초로 매년 2회씩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로 중단됐던 패션위크 행사가 재개되자 한섬은 3년 만에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시스템 쇼룸을 운영하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파리 편집숍 매장에 한섬의 브랜드도 대거 선보이고 있는 만큼, 브랜드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효과적인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프랑스법인 실적이 반등세라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섬파리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액은 2019년까지 20억원가량을 유지해 오다 2020년 코로나19로 13억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2021년 1년 만에 빠르게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법인설립 이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익성 측면에서는 전년(2021년)대비 다소 적자폭이 늘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라는 점도 고무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화장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유의미하다. 한섬은 한섬라이프앤(구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을 인수해 2021년 '오에라'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부 크림의 경우 100만원이 훌쩍 넘을 만큼 초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다. 한섬은 일찌감치 유럽 화장품 인증 시스템에 등록을 완료하는 등 글로벌 화장품 격전지 유럽시장 진출 발판도 마련했다. 실제로 올해 초 파리 패션위크 기간 한섬은 쇼룸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오에라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톰 그레이하운드는 매장 자체가 편집숍 형태를 띠는 만큼 오에라의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서의 활용 가치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섬 관계자는 "톰 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은 트렌드나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한 안테나숍의 목적이 크다"면서 "현지 법인 운영에 필요한 비용 자금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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