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후폭풍]‘선물로 헤지’ 코스닥벤처도 출렁…불안감 상존현물과 가격 괴리율 커져, 손실 발생 가능성 예의주시
황원지 기자공개 2023-12-05 15:43:18
[편집자주]
금융감독 당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불법 행위를 뿌리뽑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출발했지만 다양한 투자 전략 중 하나였던 공매도가 당분간 막히면서 시장 참여자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더벨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여파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6시01분 theWM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당국의 급작스러운 공매도 금지로 롱숏펀드 뿐만 아니라 코스닥벤처펀드도 유탄을 맞았다. 일부 공모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150 선물을 통해 위험을 헤지하는데, 공매도 금지로 선물 가격이 튀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직후 코스닥 주식들이 상승하면서 손해를 메꿨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상존한 상태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모 코스닥벤처펀드도 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임시금융위원회를 열고 전 종목의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달 6일부터 금지돼 내년 6월 말까지 시행된다.
공매도가 갑작스럽게 금지되면서 시장에서는 선물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주식선물은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나중에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계약이다.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공매도와 유사하게 가격 변동성에서 오는 투자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 이전에도 공매도가 금지되면 선물에 자금이 크게 유입되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
이번에도 공매도 금지에 따라 선물가격이 급등했다. 코스닥150 선물지수는 금지 첫날인 11월 6일 1278에서 1402로 하루만에 약 14.48%가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첫날 선물이 거의 상한가를 치면서 현물과 괴리율이 2% 후반대까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로인해 코스닥벤처펀드도 영향을 받았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통상 펀드 자산의 90%는 위험이 낮은 자산에 깔고, 나머지 10%만을 공모주 청약을 통해 알파수익을 내는 전략을 사용한다. 다만 벤처기업 주식을 50% 이상 담아야 하는 규정이 걸림돌이다. 벤처주식은 단기 등락폭이 크기 때문에 전체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서다. 때문에 이를 선물을 통해 헤지해 위험을 낮추는 전략을 종종 사용한다.
실제로 공모 코스닥벤처펀드 중 코스닥150 선물매매를 위험 헤지 전략으로 사용하는 펀드가 많다. 공모주로 유명한 웰컴자산운용의 ‘웰컴코스닥벤처공모주리츠’나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코스닥벤처’가 대표적이다. KB자산운용도 2021년 새롭게 코스닥벤처펀드를 내놓으면서 코스닥150 선물매도를 통해 주식 순노출도를 낮추는 새로운 전략을 시작했다.
선물가격이 출렁이면서 해당 코스닥벤처 펀드들의 수익률도 함께 움직였다. 웰컴코스닥벤처공모주리츠의 경우 11월 7일 1년 수익률이 4.13%로 3일(7.61%)에 비해 약 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같은 날 코스피가 5%포인트 이상 오른 것과는 정반대였다. KB코스닥벤처펀드 또한 7일 수익률이 15.58%로 3일(15.40%)돠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이 오르는 가운데 펀드는 함께 가지 못한 셈이다.
다만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코스닥 종목들 위주로 증시가 우상향하면서 손실 자체는 회복한 것으로 파악된다. 규제 시행 이후로 공매도가 쌓여있던 일부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증시도 함께 반등했다. 에코프로비엠이나 엘엔에프, 포스코DX 등 대부분이 코스닥 종목이었다. 이에 코스닥벤처펀드도 함께 수익이 오르면서 손실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적으로 손실은 만회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번처럼 급작스럽게 공매도 정책이 변화할 경우 선물 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공모 코스닥벤처 운용역은 “당장 손실을 회복하긴 했지만, 언제 어떻게 시장이 바뀔지 모르니 위험을 관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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