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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김지수 설로인 COO "17조 한우시장 새 지평 열 것"내년 프리IPO 시작으로 25년 상장 도전…CFO 겸직 "밸류에이션 고심"

이기정 기자공개 2023-12-08 08:10:1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품질 한우 브랜드를 꿈꾸는 설로인은 3명의 코파운더가 의기를 투합해 설립했다. 경영을 총괄하는 변준원 대표를 주축으로 구매 부분을 담당하는 한덕우 CPO(최고생산책임자),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김지수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주인공이다.

그동안 회사 성장을 위한 큰그림을 그리고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한우 선별 체계를 갖춰나가면서 변 대표와 한 CPO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최근 IPO(기업공개)를 위한 여정에 돌입하면서 김 COO의 존재감이 부쩍 커지고 있다. 김 COO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 설로인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김지수 COO(사진)는 "17조원 규모의 한우 시장은 횡성과 홍성 등 지역 브랜드는 존재하지만 이렇다 할 회사 브랜드가 없었다"며 "우수한 한우에 설로인만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더해 한우 시장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엔젤투자자로 시작, 장기 성장 이끌겠다는 포부로 합류 결정

1985년생인 김 COO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했다. 2009년 CJ제일제당 전략기획실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해 넥스트스토리 기획이사, 엑스몬게임즈 기획팀장, 엔터플라이 총괄 PD 등을 거쳤다. 게임 개발자이자 기획 부문 전문가인 셈이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며 엔젤투자에 수차례 나서는 등 투자업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설로인과의 연인도 대학 동기였던 변 대표가 김 COO로부터 엔젤투자를 받기 위해 찾아오면서 시작됐다. 투자자로서 변 대표가 제시한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 COO는 "처음 변 대표가 제시한 사업 아이템은 현재의 설로인이 아닌 하몽(돼지 뒷다리를 건조시켜 만든 생햄)인 르통(Le TONG)이었다"며 "맛도 있었고 매력적이었지만 관련 시장이 너무 작은 것 같아 퇴짜를 놨다"고 말했다.

이어 "변 대표가 이후 명품 한우 브랜드로 사업 아이템을 발전시켜 다시 찾아왔고 투자를 결심했다"며 "하림 등 닭고기 브랜드가 있는 반면 당시 10조원이 넘는 한우 시장에 제대로 된 브랜드가 없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김 COO는 처음에는 단순 투자자였지만 이내 설로인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설로인 성장에는 오랜시간이 필요하고 이 기간 동안 고객들과 소통하며 회사를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기획자로 근무해 온 DNA가 다시 한번 들끓은 것이다.

그는 "한우 시장은 지방 소규모 사업가를 중심으로 운영돼 혁신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다"며 "혁신에 상당한 자금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성공하게 되면 시장에 불러온 파급력이 그만큼 클 것이고 이를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영 효율화 고심, 상장 전 지분투자 신주·구주 섞어 1000억 밸류 목표

설로인은 내년초 프리IPO를 진행한 후 2025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COO는 이에 발 맞춰 설로인의 몸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속 성장을 위한 자금 활용 관점에서 효율성 제고에 힘쓰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설로인이 현재 고도화하고 있는 B2B 플랫폼 '본대로'의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배분에 고심하고 있다. 본대로는 한우 브랜드 '설로인'을 통한 판매가 어려운 고기를 사업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서비스다.

설로인이 고객 확대로 대규모 생산에 돌입하면서 재고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회사 성장 로드맵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다.

그는 "이미 본대로 서비스 고도화 등 연구개발(R&D) 비용을 제외하면 BEP(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며 "연구개발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성장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실적과의 균형을 맞추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프리IPO를 위한 기업가치 선정과 상장 과정에서의 피어그룹 선택도 김 COO가 고심하고 있는 부분이다.

김 COO는 "지금까지 많은 투자사로부터 지원을 받은 만큼 프리IPO에서 기존 주주들과의 형펑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마지막 투자라운드와 같은 1000억원 밸류에이션을 고민 중으로 구주와 신주를 섞어 신규 투자유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주관사 선정은 마쳤지만 한우업체 중 첫 상장이기 때문에 피어그룹을 고르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스마트팜 업체와 하림 등을 유력한 피어그룹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급 정육점' 시장 지적 수용…"인식 바꿔 나가겠다"

김 대표가 설로인의 안살림을 꾸려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을 때다. 게임 개발자였던 당시에는 외부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실물 상품을 취급하면서 당황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군포 공장 설립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며 원자재 값이 급상승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자금을 태웠다. 더군다나 공장 완공 시점도 전쟁 영향을 받으면서 시일이 밀렸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유치 환경도 쉽지 않아 졌다"며 "사업 특성 상 한우 구매를 위한 자금을 미리 확보해야 하는 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상장을 앞두고 인재 영입과 기존 직원들에 대한 보상 산정 역시 신경쓰고 있다. 그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직원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게 쉽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스톡옵션 등을 얼마나, 누구에게 지급할지 등도 경영진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설로인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는 김 COO는 회사를 '고기 하나에 미쳐있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고기 맛을 위해 150여명의 직원들이 매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정도로 열정이 가득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장 도전 소식을 알린 후 정육점이 어떻게 기업가치 3000억원을 인정받고 상장을 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며 "현재 고급 정육점이라는 인식을 뛰어 넘어 '설로인'이라는 브랜드 하나만으로 한우 구매를 결정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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