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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현대엘리 '당기순익 50% 주주환원' 약속 지킨다주당 배당금 8배 늘어…행동주의·쉰들러 등 주주 만족도 관전 포인트

허인혜 기자공개 2024-03-15 09:58:11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08: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주주환원에 쓴다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결산배당으로 대부분 이행한다.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큰폭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약속을 지킨 셈이다. 주당 배당금이 8배 늘어난 '역대급' 배당이다.

배당 규모를 대폭 키우며 주요 주주들의 소득과 반응도 관전 포인트가 됐다. KCGI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와 투자자들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결과가 만족도를 판가름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현대엘리, 주당 배당금 4000원 지급 예고…전년대비 8배

현대엘리베이터는 보통주 1주당 4000원을 현금배당한다고 12일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1444억원, 시가배당율은 8.8%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 31일이다.

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대비 8배 확대됐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500원이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당 배당금은 고정값이던 배당금 총액에 따라 500~800원을 오갔다. 2018년과 2019년에는 600원, 2020년과 2021년에는 800원을 지급했다. 순이익이 하락한 2022년에는 주당 배당금을 500원으로 줄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1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이사회 사임 결정과 함께다. 2023~2027년 5개년에 해당하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으로 당기순이익(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경상적 이익)의 50% 이상을 현금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이나 소각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경상적 이익과 별도로 일회성 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이나 소각에 활용한다고 했다. 최저 배당금도 주당 500원으로 설정했다. 2022년 결산 배당금 이하로는 배당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당기순이익이 큰폭으로 늘어난 상황이라 배당금 규모도 커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2일 정정공시를 통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01.81% 확대된 3143억원이라고 밝혔다. 직전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은 782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총액인 1444억원은 당기순이익의 46%에 해당해 50% 이상에는 못 미친다. 다만 배당정책에는 현금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소각 등도 명시돼 있다.


◇높아진 배당금에 주요주주 이익 확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요 주주는 현대홀딩스컴퍼니 등 특수관계인과 쉰들러, 국민연금공단과 외국계 펀드인 오르비스 등이다.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현 회장이 5.74%, 현대홀딩스컴퍼니가 19.26%, 쉰들러가 12.91%, 국민연금이 6.2%, 오르비스가 6.9%를 소유하고 있었다. 소액주주의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3.31%다.

소유자별로 변동이 있다.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를 거치며 지분 변화가 있었다. 현 회장이 보유했던 5.74%의 지분은 지난해 말 현대네트워크로 매각했다. 쉰들러가 지분을 꾸준히 팔며 현재 11.14%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특수관계인 지분도 매수 등의 영향으로 27.75%가 됐다. KCGI운용이 약 2%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쉰들러와 국민연금, 오르비스 등이 높아진 배당금의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발행주식 수는 3909만2385주다. 쉰들러는 435만384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오르비스가 약 270만주, 국민연금이 약 242만주를 갖고 있다.

◇행동주의·쉰들러 만족도는…주총 의결권으로 드러날까

현대엘리베이터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요구해 왔던 행동주의 펀드 등의 반응도 눈여겨볼 만한 요소다. KCGI운용은 우선 지난해 11월 현대엘리베이터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자 의견을 낸 바 있다.


배당 규모보다는 주주환원의 재원이 되는 이익이 중요하다는 게 골자다. 근원적인 수익성 개선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주주환원 정책을 어떻게 이행하는 지 지켜보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번 배당 결정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중장기 대책은 대부분 지켜진 셈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달 28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결과로도 주주들의 만족도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과 KCGI운용, 쉰들러 등이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안건으로는 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이 상정된다. 구체적으로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와 김호진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부사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 등이 표결에 부쳐진다. 이사 선임의 건은 보통결의안으로 통과 가능성이 높지만 특수관계인 외의 주요 주주 지분도 적지 않은 만큼 찬반 비율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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