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I 스토리]'엑시트 순항' 스틱, 알에프메디컬 밸류애드 포인트는이사회 체제로 효율성·투명성 강화, 제품·영업망 다각화 '속도'
김예린 기자공개 2025-02-04 08:16:27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의 임무는 잔금 납입으로 끝이 아니다. 투자금 회수를 통해 펀드에 자금을 출자한 LP들에게 수익을 안겨야 한다.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극적인 밸류업 작업으로 기업 본질가치를 끌어올려야 비로소 성공적인 M&A로 기록될 수 있다. PEF 운용사들이 기업에 투자한 뒤 어떤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재무적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보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1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알에프메디컬 부분 엑시트에 성공한 가운데 밸류애드(Value-add) 포인트로 효율성·투명성 강화가 꼽힌다. 이사회 중심 운영을 통한 거버넌스 제고와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수익 창출원을 다각화한 점은 호실적의 근거이자 성장성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해외 진출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뒤 글로벌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에 매각해 '잭팟'을 노린다는 청사진이다.

◇오너 단독→이사회 중심 체계로
스틱이 알에프메디컬을 포트폴리오로 담은 시기는 5년 전이다.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거쳐 268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이사회 중심 운영 체제로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대주주가 지분 100%를 쥔 개인 회사였기에 단독 의사결정 형태로 운영됐다. 매출 규모가 작았을 때는 유연하고 빠르게 작용했지만 회사가 커질수록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한계에 직면했다.
스틱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사회를 구성하고 회계 관리 및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체 ERP(전사적사원관리) 도입으로 구매 내역, 재고 관리 등을 기록하고 데이터화해 효율성을 높였다. 결제 라인을 만들고 윤리 경영 시스템, 산업안전 보건 시스템을 도입해 투명성과 ESG도 강화했다.
창업자의 경영 노하우는 새 의사결정 체계에 반영하며 꾸준히 활용했다. 신제품 개발 과정에 스틱과 연이 있는 기업을 연결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1년 가까이 단축시킨 점이 일례다. 창업자가 보유한 전략적투자자(SI)로서의 전문성, 재무적투자자(FI)로서 스틱이 가진 투자 경험과 산업계 네트워크를 결합해 밸류애드에 성공한 사례다.
인적자원 투자도 단행했다. 해외 영업 이사를 채용하고 해외 마케팅 비용을 늘렸다. 성과급 제도와 인사평가 시스템 도입 등 인사(HR) 역량 향상에 집중했다. 임직원 주식 보상제를 활용한 점은 주목할 포인트다. 저가에 구주를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데 이어 최근 스틱의 구주 매각 물량에 임직원들 지분을 포함시켜 엑시트 기회를 제공했다.
◇제품군·글로벌 영업망 확대 속도
R&D 주요 인력 교체와 신규 채용으로 전문성을 끌어올린 점은 신제품 개발과 출시 비결이다. 알에프메디컬은 자궁근종 용해술 장치를 시작으로 간암, 갑상선 종양, 폐암, 신장암, 골암, 하지정맥류 등을 최소 침습법으로 암세포를 소작하는 고주파 의료기기를 제조해왔다. 올해는 다른 소작 기술이 적용된 마이크로웨이브(극초단파 수술기) 의료기기로 영역을 확대한다. 지난해 10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인증을 받으면서 판매가 가능해진 덕분이다. 냉동 방식 의료기기도 개발을 완료해 인증받기 전 단계다.
고난이도 기술인 PEF(Pulsed Electric Field) 분야 정부 국책사업도 진행 중이다. PEF는 고압전기를 세포에 걸어 화학물질이나 약물 등의 투과를 촉진함으로써 암세포가 자연적으로 기능을 잃고 괴사하게 만드는 차세대 기법이다. 향후 매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스틱이 구주 일부를 IMM자산운용과 우리벤처파트너스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글로벌 경쟁력은 알에프메디컬 몸값 상승의 키워드다. 그간 제품을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 60여개국에 판매해왔다. 스틱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뒤에는 미국 사업 확대와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고주파 의료기기 제품에 대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정식 판매 승인을 받았고, 올해 판매를 시작한다. 독일 지사도 설립했고, 미국 지사는 이달 출범한다. 스틱이 글로벌 투자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해외 사업을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
PMI와 밸류애드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46억원, 47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123억원)보다 18.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18억원) 대비 161.1%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15%, 지난해 33%다. 현금성 자산은 120억원이다.

스틱은 제품군과 해외 고객군 확대를 가속화한 뒤 2027년 최종 엑시트를 추진한다. 기본 방침은 해외 전략적투자자(SI) 대상 매각이다.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들의 국내 의료기기 기업 투자·인수 관심도가 올라갔다는 점에서다. 알에프메디컬과 유사한 영역의 기업들이 높은 가치에 매각되고 있다. 홀로직(Hologics)은 최근 3억5000만달러에 최소 침습법 의료기기 업체 자이네소닉스(Gynesonics)를 인수했다. 2023년에는 보스턴 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이 만성 요통 치료기기 업체 릴리번트 메드시스템스(Relievant Medsystems)를 사들였다.
알에프메디컬은 저가 브랜드보다 기술력과 제품력은 강하면서도 다국적 기업들의 프리미엄 브랜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면서 각국의 틈새시장을 비집고 영업망을 뚫어왔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에 대한 M&A 수요 증가세를 타고 매각에 성공해 고수익을 실현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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