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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불황 '무풍지대' 배당금도 쏠쏠 견조한 실적에 무차입 재무구조..선택과 집중 속 해외로 '눈길'

신수아 기자공개 2012-12-27 18:04:35

이 기사는 2012년 12월 27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여 년간 실질적으로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며 보수적 전략을 펼쳐 온 회사가 있다. 바나나맛 우유와 요플레, 메로나 등 오랫동안 슈퍼 한 켠을 지켜 온 장수식품들 모두 이 회사의 제품이다. 바로 빙그레다.

아이스크림과 유제품, 일부 스낵 등 단촐한 사업 구조 속에서도 꾸준히 매출 볼륨을 키우며 몸을 만들어 온 빙그레가 최근 아시아와 남미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빙그레는 비교적 높은 배당이익을 실현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경기 변동에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 사업 특성상 매년 주당 배당금을 100원씩 키워왔다. 불황의 무풍지대처럼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된다는 자신감을 이익 환원으로 보여주고 있다.

◇ 적지만 탄탄한 매출의 제품군... 검증된 제품 들고 해외 '노크'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투게더, 메로나 등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장수 제품들은 모두 빙그레의 작품이다. 빙과류(43%)와 유제품 음료(53%)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촐한 사업 구조다.

그러나 빙그레의 실적은 단촐하지 않다. 매년 꾸준히 5~10%의 매출 볼륨을 키우며 지난해에는 연매출 7200억 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겨울철에는 빙과류의 매출이 떨어져 우유와 유제품의 판매량이 전체의 약 65%를 차지하지만, 전체 연간 매출을 두고 봤을 때는 유제품과 빙과류 및 스낵이 각각 54대 46 정도의 비율로 비등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빙그레의 연간 실적은 부침이 적었다. 지난 15년간 매출이 감소했던 적은 단 두번에 불과했다.

식품업계의 관계자는 "본래 식품업은 호황기 여타 제조업의 성장세는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기 불황이라고 해서 다른 업종에 비해 실적이 곤두박질 치진 않는다"며 "그러나 이는 식품업 분야에서 탄탄한 시장지위와 제품군을 갖춘 규모가 있는 업체들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빙그레 역시 맥을 같이 한다.

빙그레_재무

빙그레는 또다른 성장의 비결은 일단 '선택과 집중'의 브랜드 전략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빙그레는 무차별적 브랜드 확대보다는 명확한 '차별' 전략을 구사한다. 가능성 있는 소수의 브랜드에 집중하며 '될 놈'만 확실히 키운다. 빙그레는 과거 라면 사업에 진출했던 경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시장을 선점한 경쟁업체들에 밀려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자 과감히 사업을 접기도 했다. 자연히 주력 빙과와 스낵, 유제품에 집중했고 이 중에서도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건실한 장수 제품만 남겼다.

시장에 안착한 장수 브랜드들의 장점은 단연 마케팅 및 관리 비용이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예를들어 명실공히 유제품 시장의 1등 브랜드 '요플레'나 '바나나맛 우유', '메로나' 등의 주력 제품은 특별히 판관비를 늘려 집중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형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 실적은 마케팅 비용 지출이 적은 장수 브랜드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판관비 통제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보수적'이라고 평가를 받아 온 빙그레가 최근에는 해외진출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나나 우유가 중국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메로나를 중심으로 한 빙과류는 미국과 남미, 아시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키움증권의 우원성 애널리스트는 "해외에서 차별화 할 수 있는, 즉 현지에는 없는 제품들 위주로 해외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먼저 관광객들 사이에서 바나나 우유가 좋은 반응을 얻자 역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경우로 마트와 편의점 채널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는 내수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기엔 이미 포화에 이르렀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최근 식품 업계들이 연이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빙그레 역시 해외 수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과 함께 남미나 동남아시아에서는 냉동시스템을 설치하며 유통망 확대에 나서 조기 선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또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빙그레는 엄청난 투자를 단행하며 성장을 모색하기 보단 가능성 있는 제품으로 '성장 가능성'을 키워가는 회사"라며 "최근에 특히 의미있는 수출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 10여년간 실질적 무차입... 배당금만 매년 100억 안팎

빙그레는 10여 년간 실질적으로 무차입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1000억 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이 풍부하다. 2012년 9월 말 기준의 현금성자산이 1267억 원인데 반해 총차입금은 94억 원에 불과해 순차입금은 -1172억 원을 기록 중이다. 차입금의 구성도 유동성 장기부채와 장기차입금이어서 상환 압박도 없다. 부채비율도 수년간 30%를 넘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 능력도 양호하다. 지난 5년간의 재무 상황을 살펴보더라도 연간 650억 이상의 영업현금이 창출되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안정된 손익구조에 풍부한 유동성까지 갖춘 셈이다.

안정된 재무와 실적 덕분에 주주들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빙그레의 배당성향은 약 25%로 비교적 높다. 최근 5년간 매해 약 4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만큼 주주들은 매년100억 원의 배당금을 손에 쥐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소비재나 음식료 업계의 배당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나 빙그레의 배당성향은 약 25% 수준으로 높은편에 속한다"며 "2011년 이전에는 순익이 다소 하락해도 배당성향이 꾸준히 상향했던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역시 불황속에서도 선전해 예년보다 높은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주당 100원씩 올려왔던 만큼 호실적은 쏠쏠한 배당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전체의 40%에 이른다.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김호연 전 회장의 지분이 33.26%, 부인 김미 씨가 1.35%, 재단법인 김구재단 2.03%, 관계사인 케이엔엘물 1.70% 등으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가 38.34%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빙그레의 최대주주는 1992년 부터 빙그레 회장을 지낸 김호연 전 회장으로, 2008년 정치 일선에 뛰어들며 경영 일선에 물났으나 여전히 빙그레의 실질적 주인으로 자리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빙그레는 보수적 전략 하에서 안정적으로 회사를 키워오며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실현해 온 회사"라며 "배당정책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건실하게 키워 온 회사의 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하며, 동시에 회사를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시켰던 오너에겐 든든한 배당금 주머니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빙그레_배당액 및 최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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