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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로엔 지분 유동화 "안할까, 못할까" 소수지분 매각 성사 위해서는 고평가 논란 불식시켜야 할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6-01-20 08:30:56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3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금 보유고가 4000억 원에 불과한 카카오가 1조 8000억 원 짜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로엔 지분 일부를 유동화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상장사 지분을 굳이 70%넘게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다만 카카오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만 한 거래 조건을 제인할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카카오는 지난 11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SK플래닛이 보유한 로엔 지분 76.4% 및 경영권을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거래된 지분은 앞서 SK플래닛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SK그룹의 공정거래법 이슈로 인해 61.4%가 어피너티로 넘어간 상황이다.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는 투자금 회수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가급적 자신들이 갖고 있던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를 원했다. SK플래닛이 보유한 15%의 지분은 태그 얼롱 및 드래그 얼롱 조항에 묶여 었다. 로엔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결국 76.4%라는 지분을 사들여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로엔 인수가 상당한 모험이다. 1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한다고 해도 1조 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카카오고 보유한 현금은 채 40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카카오와 어피너티 측은 정해진 거래 종결 시점(2월 말)까지 대금을 납입하는 데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카카오의 재무 상태나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은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2.4%라는 낮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차입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의 로엔 지분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제 3자 매각 등의 방식으로 유동화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로엔이 시가총액 2조 원이 넘는 상장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게는 20~30%의 지분만 갖고 있더라도 경영권 행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카카오도 로엔 지분 유동화에 대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실제로 M&A 사실을 발표한 당일 카카오는 "로엔 지분에 대한 외부 투자유치도 가능하다"는 언급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이미 카카오 측이 사모펀드(PEF)를 필두로 한 FI들과 소수지분 매매 협상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소수지분 매매 거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카카오가 지나치게 비싼 값에 로엔을 인수했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사실상 시장가에 로엔을 인수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로엔의 주가에는 거품이 끼어 있다는 시각이 많다. 아무리 상장 주식이라 해도 현금창출력 대비 주가를 고려하는 기관투자가들에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30배에 달하는 평가를 받은 로엔이 감당하기 쉬운 수준은 아니다.

물론 카카오가 FI들에게 최소한의 수익을 보전하는 약정을 체결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같은 수익 보장 약정은 기업들이 M&A 과정에서 조공 역할을 담당할 FI를 영입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수익 보장은 주가가 낮아졌을 때 FI의 지분을 정해진 값에 매입해 주거나, FI가 지분을 매각했을 때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는 형태를 띤다.

수익보장 약정을 체결한다면 오히려 차입해 비해 더 많은 비용이 들수도 있다. 일례로 PEF의 경우 자체적으로 설정한 기준수익률인 7~8% 이상의 최소 수익 보장을 요구한다. 총수익스왑(TRS) 방식을 택한다고 해도 최소 보장 수익률이 차입 이율보다 높다. 물론 주가가 올라 수익 보장 약정이 발동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지만, 반대로 됐을 경우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사모투자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설정한 비전대로라면 로엔 주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지고 지분 유동화에 참여한 기관들은 상당한 수익을 낼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기관들이 카카오가 평가한 로엔의 기업가치가 이미 충분히 높고, 이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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